서울 구청장 지형 4년 만에 뒤집혔다

사회

이데일리,

2026년 6월 04일, 오후 06:36

[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6·3 전국동시지방선거의 서울 기초자치단체장 투표에서 더불어민주당이 25개 자치구 중 17곳의 당선을 확정 지으면서 4년 전 패배를 설욕했다. 국민의힘은 단 8석만을 확보하면서 서울시의 정책 구도에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6·3 지방선거일인 3일 서울 중구 청구초등학교에 마련된 청구동 제1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민주당은 강북·관악·은평·성북·노원·금천·성동·중랑구를 비롯한 전통적인 강세지역을 지켜내면서 마포구와 종로구, 서대문구 등 직전 지방선거에서 빼앗긴 지역구를 탈환했다. 2022년 민주당이 8석만 차지하고 17곳을 국민의힘에 내주며 참패한 것과 정반대의 상황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현직 구청장들의 약진이 돋보였다. 민주당에서는 류경기 중랑구청장과 이승로 성북구청장, 박준희 관악구청장 당선인은 나란히 3선에 성공했다. 김미경 은평구청장 당선인은 서울시 최초로 3선 여성 기초자치단체장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재선에 도전한 진교훈 강서구청장과 장인홍 구로구청장도 선거에 승리하면서 지지기반을 다졌다. 국민의힘에서는 8석 중 용산구와 강남구를 제외한 6석이 재선으로 채워졌다.

리턴매치도 눈에 띄었다. 서대문구청장 선거에서는 박운기 민주당 후보가 재도전해 2022년의 패배를 딛고 이성헌 국민의힘 후보를 꺾었다. 종로구에서도 직전 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유찬종 민주당 후보가 직전 선거에서 맞수였던 정문헌 국민의힘 후보를 누르고 당선을 확정했다.

서울시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민주당의 약진은 윤석열 전 정부에 대한 견제와 이재명 정부의 임기 초 높은 지지율이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장성호 전 건국대 행정대학원장은 “구청장 선거는 풀뿌리 민주주의”라며 “(구청장 자리를) 지난번에 많이 맡긴 국민의힘과 달리 복지와 행정을 강조하는 민주당을 선택했다. 서울시장 자리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에게 투표해서 일종의 스윙보터로서 정치 투표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과거 승기를 잡은 한강벨트에서 힘을 잃은 모양새다. 전·현직 구청장 및 시의원을 중심으로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를 사수한다는 목표가 있었지만 영등포·동작·강서구 등 기존의 텃밭을 지키는 데 실패했다. 그러면서 서울시 기초단체에서는 중구와 용산구, 광진구, 양천구, 강동구를 비롯한 8개 자치구에서만 승리해 세력이 위축됐다.

(그래픽= 김정훈 기자)


여대야소 구도는 서울시의회 선거에서도 나타났다. 이번 지방선거로 제12대 서울특별시의원 118명(지역구 103명, 비례대표 15명) 중 민주당에서 81명(지역구 73명, 비례대표 8명), 국민의힘에서 37명(지역구 30명, 비례대표 7명)이 당선됐다. 현역 프리미엄은 시의회에서도 두르러졌는데 최다선 당선인은 5선인 더불어민주당의 김기덕 (마포4) 당선인이었다. 뒤이어 4선 의원은 1명, 3선 의원은 12명이 나왔는데 3·4선 당선인 중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은 단 3명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부동산이 기초단체장과 시의회 선거에서 과거와 다른 결과를 낳았다고 분석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 집값이나 보유세가 많이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지점이 지난 1년간 있었다”며 “이점이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접전지 주택보유자들의 결정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 상황에서 서로 대립하면 새 임기에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렵다”며 “강성 이미지를 버리고 협치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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