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무관함(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복지부는 위탁계약뿐 아니라 재위탁 계약 현황도 함께 들여다보고 있다. 현재 CSO를 운영하는 업체들을 대상으로 의약품 판매촉진 업무 위탁계약서와 재위탁 통보서 제출을 요구한 상태다.
CSO는 제약사로부터 영업·마케팅 업무를 위탁받아 병·의원을 대상으로 의약품 판매를 대행하는 조직이다. 문제는 다수의 CSO가 1인 사업자 형태로 운영하면서 관리·감독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복지부가 올해 1월까지 진행해 취합한 ‘2024년 지출보고서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출보고서를 제출한 CSO는 1만 1663개소다. 이 가운데 67%인 7814개소가 1인 사업자였다.
업계에서는 일부 사업자가 일정 규모 이상의 매출이 발생하면 가족이나 친인척 명의로 법인을 추가 설립해 매출을 분산하는 방식으로 규제를 피해 왔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러 개의 1인 법인을 사실상 하나의 조직처럼 운영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고혈압약이나 고지혈증약 등 일부 인기 품목은 한 종류의 의약품을 수천 곳이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안과 전문의는 “국내에서 히알루론산 점안액을 판매하는 CSO가 약 2000개에 달한다”며 “제조사는 10여 곳에 불과한데 같은 제품을 두고 수천개의 영업조직이 상대로 경쟁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의약품은 일반 소비재와 달리 제품 간 가격 경쟁이 제한적이어서 동일 성분 의약품에 과도한 영업 인력이 몰릴 경우 판촉 경쟁이 경제적 이익 제공 경쟁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일부 CSO 업체는 제약사로부터 위탁받은 영업을 다른 CSO에 재위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구조가 반복되면서 많게는 5~6차 벤더까지 연결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재위탁받은 1인 CSO가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하더라도 이를 관리·감독하기 쉽지 않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런 구조가 리베이트 재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의혹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정부가 CSO 구조를 들여다보는 배경에는 의약품 유통 과정의 불투명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업계에서는 동일 성분 의약품에 과도한 영업조직이 몰리면서 일부 품목을 중심으로 리베이트 경쟁이 반복돼 왔다고 보고 있다.
이번 조사는 정부가 최근 추진 중인 의약품 유통 투명화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최근 제네릭(복제의약품) 유통 구조와 마진 체계를 문제 삼으며 약가 개편을 추진했다.
정부 차원의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국무조정실은 최근 ‘국가정상화 프로젝트’ 과제에 ‘불법적 의약품 판촉영업자(CSO) 근절’과 ‘제약사 리베이트 근절’을 포함했다. 정부는 리베이트를 제공한 제약사뿐 아니라 이를 중개한 CSO, 경제적 이익을 받은 의료인에 대한 관리·감독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CSO 시장이 지나치게 커지면서 관리 사각지대가 생겼다”며 “재위탁 구조와 수수료 흐름을 보다 투명하게 관리하려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