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선거 주장' 시위대, 개표소·선관위 곳곳서 충돌

사회

이데일리,

2026년 6월 05일, 오후 08:07

[이데일리 원다연 이유림 김현재 기자 김태섭 수습기자]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인한 시위대가 서울 잠실 투표소의 투표함 반출 이후 올림픽공원 개표소,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청사 앞 등으로 이동해 시위를 이어가며 곳곳에서 충돌도 확산하고 있다.

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 경기장 앞에 모인 시위대가 경찰 기동대와 대치하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사진=김현재 기자)
5일 오후 6시께 서울 송파구 개표소로 지정된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는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 이송된 투표함의 개표가 모두 완료된 후에도 보수성향 유튜버와 시위대 등 약 2000명(경찰 비공식 추산)이 모였다.

태극기를 손에 들고 붉은색 옷과 모자 등을 착용한 시위대는 “재선거”, “불법개표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쉬지 않고 외쳤다. ‘참정권 침해’, ‘선관위 규탄’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든 시위대도 눈에 띄었다. 시위대의 공세 수위가 높아진 탓에 올림픽 공원 일대는 아수라장을 방불케했다.

앞서 이날 오전 8시께 경찰은 기동대 경력 1000명을 투입해 잠실7동 제2투표소의 앞 시위대를 끌어내고 투표함을 반출했다. 자유대학 등 일부 보수성향 유튜버들은 이에 반발하며 투표함이 이송된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으로 향했다. 경찰은 기동대를 배치해 출입구에 이중 질서유지선을 설치하며 현장을 통제했다.

이날 오전에는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비롯해 김민수 최고위원, 자유와혁신 황교안 대표, 극우성향 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개표소를 방문했다. 이들은 개표 작업 진행에 항의하며 “싸우자”, “이번 선거는 전면 무효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선관위 직원이 투표용지를 빼돌릴지 모른다’는 음모론에 사로잡힌 시위대는 개표소를 드나드는 시민들을 붙잡고 신원을 확인하거나 이동을 막아서기도 했다. 이날 오후 4시 30분께부터 핸드볼경기장 밖으로 나가는 모든 통로가 시위대에 의해 봉쇄됐다. 당시 경기장 내부에는 취재진과 선관위 직원, 각종 스포츠협회 직원 등 모두 100여명이 남아 있었다. 이들은 여러차례 외부 탈출을 시도했으나 그때마다 시위대에게 가로막혔다.

경기장 내 감금됐던 시민들은 창문과 일부 출입구를 통해 자력으로 가까스로 탈출에 성공했다. 시위대는 이 과정에서 이들의 신원을 확인하겠다며 신분증이나 사원증을 보여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5일 경기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청사 앞 시위대가 아스팔트 도로에 누워 직원들의 퇴근을 가로막고 있다. (사진= 김태섭 수습기자)
한편 이날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청사 앞에서도 시위대가 ‘3중 바리케이드’를 구축하고 선관위 직원들의 퇴근을 가로막는 일이 벌어졌다.

당초 이날 오후 자유 발언과 영상 상영으로 진행되던 시위는 오후 5시 40분쯤 선관위 직원들이 탑승한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들이 청사를 빠져나가기 시작하면서 대치 상태로 전환됐다.

청사 밖으로 나가려던 차량을 발견한 시위대는 차량 범퍼 앞으로 이동해 몸으로 통행을 차단했다. 일부 참가자는 아예 아스팔트 바닥에 드러누워 차량의 이동을 막아섰고, 정문 입구에서부터 약 30~40m 간격을 두고 3중 스크럼을 짜며 봉쇄선을 형성하기도 했다.

한편 노태악 선관위원장은 이날 과천 청사에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모든 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노 위원장은 “허철훈 사무총장도 사무처의 수장으로서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고 사의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선관위에 따르면 지난 6·3 지방선거 당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벌어진 투표소는 전국적으로 50곳에 달했다. 이 중 투표가 일시 중단됐던 투표소는 22곳으로 확인됐다. 이번 사태는 선관위가 전체 유권자의 약 50% 수준으로만 투표용지를 인쇄하는 등 선거 수요 예측에 실패하면서 초래된 것으로 지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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