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표소 시위 2030 나선 이유는…"불공정·정책 소외에 분노"

사회

뉴스1,

2026년 6월 08일, 오전 11:22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반발한 시민들이 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개표소 앞에 모여 재선거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6.7 © 뉴스1 이호윤 기자

6·3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비판하며 재선거를 요구하는 시위 집회가 엿새째 이어지고 있다.

집회 참여자의 절반을 넘긴 2030 세대가 눈에 띈다. 투표소 봉쇄 시위 당시 과격한 반응에 경찰에 의한 이동 조치까지 이뤄졌지만, 개표소 집회는 정치색을 배제한 채 평화 시위 양상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불공정에 대한 분노'라 규정하며 "그간 국정 운영 과정에서 젊은 세대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소외'가 본질"이라고 진단했다.

8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6·3 지방선거 이후 진행된 재선거 요구 시위는 이날까지 장소를 옮겨 엿새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일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겪은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 시작된 시위는 5일 투표함 2개에 대한 반출이 완료되면서 개표소인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일대로 옮겨갔다.

잠실투표소에서 투표함 반출을 막기 위해 서로 팔짱을 낀 채 '인간 띠'를 형성하며 경찰과 대치를 이어가던 중 경찰에 의해 이동 조치를 당하는 등 소란이 빚어졌지만, 핸드볼경기장 일대에선 평화 시위 양상으로 변하는 모습이다.

집회를 주도하고 참석 중인 이들 대부분이 20~30대란 것이 이번 집회 시위의 특징으로 꼽힌다.

이들의 손에는 태극기와 '재선거' 구호가 적힌 피켓이 들려 있었고 어린 자녀와 함께 집회에 참석한 20~30대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이들 중 일부는 핸드볼경기장 인근 곳곳에 '우리의 목소리가 왜곡되지 않도록'이란 제목의 안내문을 써 붙였다. 안내문은 '재선거' 구호만 외치고 태극기만 흔들 것, 선동하거나 선동당하지 말 것 등을 당부했다.

또 곳곳에는 '잠실에 모인 우리는 일반 시민들'이라며 '어느 조직에도 속해서 참석하지 않는다'는 안내판도 세워졌다.

전문가들은 2030 세대가 이번 집회에 참석하는 이유를 두고 '불공정에 대한 분노'라고 규정했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과정이 공정하면 결과를 인정하는 게 2030의 특징인데 이 과정이 공정하지 못했기 때문에 집회를 주도하는 것"이라고 했다.

박태균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는 "이분들은 기존 '부정 선거'를 주장하던 분들과는 다르다"며 "정부 정책에 대한 불만이 같이 터져 나오는 게 아닌가 싶다"고 짚었다.

이재열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20·30세대는 평가와 경쟁에 익숙해 있는 세대인데 시험장에 들어갔는데 시험 문제를 안 준 꼴"이라며 "그들에겐 상상을 초월하는 충격으로, 좌우나 진보·보수를 떠나 상상하기 어려운 분노를 일으킨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신화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금 집회에 참여하는 이들은 태극기 부대나 우파 유튜버,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정치권 인사들을 굉장히 경계하고 있다"며 "자발적인 시위가 되려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2030 세대들이 좌우 이념이 아니라 '사회가 이렇게 되면 안 된다'는 소명 의식이 강하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사회적 불만에 대한 순수한 정의감도 있지만 극심한 정치·경제적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것"이라며 "본인들이 생각했던 정의감, 공정이 부정당했다고 느꼈기에 집회에 나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정우 성균관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참정권, 기본권 문제가 나오지만 본질은 국가 주도 정책과 국정 운영 과정에서 젊은 세대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던 것"이라며 "일자리 문제를 비롯해 2030 세대를 국정의 파트너로서 간주하는 부분이 전혀 보이지 않다 보니 억눌린 것들이 있었을 것이다. 젊은 세대의 소외 문제가 본질"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정치권의 2030 세대에 대한 정책 대안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구 교수는 "정치권의 국정조사, 검경 합동수사본부 수사뿐 아니라 젊은 세대를 다독이고 당면 문제를 해소할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했다.

박 교수는 "이재명 정부뿐 아니라 정부를 지지하는 40~60대들도 20·30세대를 신경 쓰지 않지 않는가"라며 "20·30세대를 이해하고 이 집회를 계기로 정부도 국민의힘도 20·30세대에 대한 관심과 공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copdes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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