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사진=서울중앙지법)
윤 전 대통령은 지난 6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종합특검 출범(2월 25일) 101일 만에 처음 조사에 나왔다. 그는 12·3 비상계엄 직후 국가안보실·외교부 등을 통해 미국 등 우방국에 계엄 정당화 메시지를 전달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조사는 초반부터 난항을 겪었다. 권 특검보는 “수사팀장인 박명운 경정이 조사를 시작하려 할 때 윤 전 대통령이 검사가 조사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며 “파견 경찰관은 적법한 수사권이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조사를 시작했으나 계속된 이의 제기로 오전 조사가 순탄히 진행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오후에는 박 경정이 조사하고 권 특검보가 배석하는 방식에 윤 전 대통령이 동의하면서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약 2시간 동안 조사가 이뤄졌다. 피의자신문조서는 오전·오후 각 1회씩 총 2회 작성됐다. 윤 전 대통령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으나 전반적으로 혐의를 부인했다. 조사 중 고성이 오갔다는 논란에 대해 권 특검보는 “상호 간 고성은 없었고, 서로 의견을 제시하는 과정에서 목소리가 약간 컸던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특검팀은 직권남용 혐의 관련 추가 조사는 하지 않기로 했다. 권 특검보는 “준비한 것에 비해 충분한 시간을 갖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토요일 조사로 마무리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단 윤 전 대통령은 오는 13일 오전 10시 군형법상 반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소환된다.
윤 전 대통령 조사와 동시에 특검팀은 이번 주 ‘계엄 정당화 메시지 의혹’의 외교·안보 라인 소환에 집중할 예정이다.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10일)·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11일)·조태용 전 국정원장(12일)이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차례로 출석한다. 조 전 원장에게는 국정원법 위반 혐의도 적용된다.
‘관저 예산 불법 전용’ 의혹 관련 기소도 임박했다. 특검팀은 이번 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구속된 김대기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과 윤재순 전 총무비서관의 기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두 사람은 종합특검 ‘1호 구속’ 피의자로 오는 10일 구속 기간이 만료된다.
특검팀은 동일 혐의를 받는 김오진 전 관리비서관과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도 함께 기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장관은 지난 4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를 받았다. 특검팀은 이날 관저 예산 전용 과정의 기재부 공모 관계 확인을 위해 전 예산실장과 전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등 4명의 주거지에 대한 압수수색도 집행 중이라고 밝혔다.
법정 수사 기간(최장 150일) 칠부능선을 넘은 종합특검은 1차 연장 수사 기한이 오는 23일 만료됨에 따라 2차 연장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는 배경엔 이같은 2차 연장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행보란 분석이 뒤따른다.
법조계에서는 관저 예산 불법전용 사건의 첫 기소를 신호탄으로 나머지 주력 사건의 핵심 피의자들에 대한 사법처리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사 후반부에 공소 제기와 구속영장 청구를 집중하는 ‘헤비테일’ 전략이 본격화하는 국면이라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