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 인근에서 '2025 제26회 서울퀴어퍼레이드'에서 참가자들이 행진하고 있다. 2025.6.14 © 뉴스1 장수영 기자
안창호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위원장이 올해 서울퀴어문화축제와 반(反)동성애 집회 모두 참석하겠다고 예고한 것과 관련해, 일부 인권위원들이 "인권위 수장이 성소수자 혐오 처벌 집회를 존중하라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며 안 위원장을 비판했다.
인권위는 8일 오후 서울 중구 회의실에서 제11차 전원위원회를 열고, 안 위원장의 퀴어문화축제·반 동성애 집회 참석 관련 공방을 벌였다. 해당 사안은 안건으로 상정되진 않았지만 일부 위원들의 모두 발언으로 논의가 시작됐다.
앞서 안 위원장은 지난달 22일 전원위원회에서 퀴어축제뿐만 아니라 보수 기독교 단체인 거룩한방파제 통합국민대회가 '맞불집회'로 개최하는 반동성애 집회에도 방문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됐다. 거룩한방파제 통합국민대회는 2015년부터 퀴어축제 때마다 반동성애 집회를 열어온 기독교 단체다.
이에 서울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는 안 위원장이 반동성애 집회에 참여하지 않는 등 축제 조직위원회 측의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인권위의 부스 신청을 받지 않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조숙현 인권위원은 "위원장께서는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 차별을 공개적으로 천명하는 집회를 성소수자의 존엄과 권리를 요구하는 축제와 동일시하며 서로 존중하라는 발언을 하신 것"이라며 "안 위원장은 지난번 모두 발언을 통해서 모든 사람의 인권은 존중돼야 한다고 말씀했지만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반대하는 차별 행위까지 권리로 인정되는 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숙진 상임위원도 "성소수자 인권을 침해하고 반대하는 집회에 참석하겠다는 건 인권위 역할에 부합하지 않는다. 인권위법 제2조는 성적 지향을 사유로 한 차별 행위를 위원회 조사 대상에 포함하고 있다"며 "단순히 혐오 발언을 조정, 중재하러 간다고 하더라도 이건 위원장님 역할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반면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거룩한방파제의 집회에 대해서도 참석할 수 있단 주장도 나왔다. 김학자 위원은 "거룩한방파제에서 행사를 하면서 종교행사로 비친다면 종교의 자유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며 "반면 퀴어 축제에 대해 지나친 표현들을 하는 것은 분명히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에 대해선 조 위원이 "거룩한 방파제 홈페이지에 여전히 올라와있는 2025년 성명서나 동성애자에 대한 혐오 차별 문구가 기재된 여러 문서들은 이미 확인이 됐다"며 "안 위원장이 그런 (동성애 혐오) 의도가 아니라고 하는데, 거룩한방파제가 올해 종교 행사가 아닌 '국민대회'를 하겠다고 하고 있으니 명시적으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답했다.
동성애를 반대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강정혜 위원은 "혐오표현과 동성애 찬반은 구별해야 하지 않냐"며 "찬성과 반대는 표현의 자유"라고 주장했다.
안 위원장은 이날 별다른 발언을 하지 않았다.
한편 한석훈 위원은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벌어지면서 국민들의 참정권이 침해된 것과 관련해 안 위원장의 입장을 요구했다. 안 위원장은 이에 대해서도 별도의 발언을 하지 않았다.
sinjenny97@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