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1 박정호 기자
국무조정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회가 9일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제한적으로 남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보완수사요구 제도와 특별사법경찰(특사경) 지휘·감독 체계를 실효적으로 재설계하고, 경찰의 전건송치 제도도 부활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자문위의 '보완수사권 제한적 유지' 주장은 검사의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당론으로 정한 더불어민주당의 입장과 배치된다. 검찰개혁추진단이 이르면 이번주 민주당과의 협의를 거쳐 형사소송법 개정안(정부안)을 입법예고할 예정인 만큼, 자문위 입장이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檢 수사권 박탈에만 매몰" 직격…"보완수사권 필요하다"
이근우 자문위원장을 비롯한 8명의 자문위원은 이날 12쪽 분량의 공동 입장문을 통해 "현재 진행 중인 형소법 개정 논의는 검사의 수사권 전면 박탈이라는 목표에 매몰된 나머지, 그에 따른 제도적 공백과 부작용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대비 없이 형사사법제도의 근간을 재편하려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자문위는 형소법 개정안에 △보완수사권 제한적 유지 △보완수사요구 제도 재설계 △전건송치 제도 복원이 담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소청 설치법에서 폐지된 특사경에 대한 검사의 지휘·감독 체계도 형소법 개정 논의 과정에서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문위는 보완수사권에 대해 "공소제기 여부를 책임지고 판단해야 하는 검사에게는 기록 검토만으로 해소하기 어려운 미진 사항을 필요한 범위에서 직접 확인·보완할 수 있는 권한이 필요하다"며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를 전면 금지하고 이를 보완수사요구로만 대체하는 방안은 현실적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자문위의 입장은 민주당의 보완수사권 폐지 당론과 배치되는 것이다. 다만 이재명 대통령은 올해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필요한 경우 보완수사권을 제한적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제시했으며, 전날(8일)에는 "보완수사권 결론은 국회에 맡길 생각"이라고 밝혔다.
자문위는 보완수사가 필요한 구체적 예시로 △공소시효가 짧은 공직선거법위반 사건 △송치 이후 적용 죄명의 변경 필요성이 확인되는 사건 △구속 사건 △스토킹 사건 등에서 송치 이후 피해자에 대한 위해 우려가 새롭게 확인되는 경우 △무고·위증 등 사법 질서 교란 범죄 등을 제시했다.
"보완조사권, 실무상 혼선만…보완수사요구 재설계도"
자문위는 검찰개혁추진단이 물밑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보완조사권'(사실관계 확인)에 대해선 "실무상 혼선을 야기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자문위는 "사실관계 확인 절차가 기존 수사와 본질직으로 무엇이 다른지 의문"이라며 검찰 측 입장에 동감했다.
자문위는 보완수사요구 제도의 재설계 필요성도 역설했다.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가 폐지되면 반대급부로 보완수사요구가 비약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는데, 최소한의 실효성을 담보하려면 수사사관이 적시에 보완하도록 하는 '강제성'을 부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문위는 구체적으로 "현행 제도상 보완수사요구 불이행의 근거로 활용될 수 있는 '정당한 이유'와 같은 포괄적 예외 사유는 더 명확하게 정비해야 한다"며 보완수사 요구의 범위, 이행 기간, 불이행 시 조치, 이견 조정 절차, 책임 소재에 대해 구체적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윤창렬 국무조정실장.(국무총리실 제공)
"전건송치 부활하고 특사경 지휘감독 체계 보완을"
전건송치 제도의 부활과 특사경 지휘·감독 체계 보완도 주문했다. 전건송치는 문재인 정부 시절이던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폐지됐다. 특사경에 대한 검사의 지휘·감독권은 지난 3월 제정된 공소청 설치법에서 삭제된 권한이다. 자문위가 사실상 두 제도의 부활 또는 대안 체계 설계를 요구한 셈이다.
자문위는 "수사권이 남용되거나 사건이 부당하게 종결되는 것은 아닌지 소추 기관(공소청)이 독립적으로 점검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며 "검사의 보완 수사를 전면 금지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설계된다면, 그에 상응해 전건 송치 제도가 전면 복원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자문위는 특사경 지휘·감독에 대해선 "특사경은 일반적인 수사 절차나 형소법상 강제 수사 요건, 인권 보장 원칙 등에 관한 전문성이 부족할 수밖에 없으므로, 외부적 통제 장치가 필요하다"며 "형소법 개정 논의 과정에서 특사경의 선발, 지명, 재교육 등 기초 자질 확보와 아울러 수사 절차 전반에 대한 사법적 통제 장치와 수사 실패에 따른 책임 구조가 명확히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檢개혁추진단, 금주 복수안 도출…막판 변화 있을까
법조계는 자문위의 입장문이 이르면 이번주 윤곽을 드러낼 형소법 개정안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검찰개혁추진단은 자문위 의견을 개정안에 반드시 반영할 의무는 없지만, 자문위가 개정안 방향에 공개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면서 추진단의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추진단은 이르면 이번주 형소법 개정안 초안을 2~3개 버전(복수안)으로 도출해 민주당과 협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복수안은 보완수사 요구권을 전제한 '보완수사권 폐지'(1안), '예외적 보완수사권 허용'(2안)이 유력한 가운데, 보완조사권 신설(3안)도 내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추진단은 특사경에 대한 지휘·감독 체계를 놓고도 막판 고심 중이다. 추진단 사정에 밝은 정부 관계자는 "특사경에 대한 검사의 지휘·감독권이 공소청법에서 삭제됐지만, 일반사경(경찰)처럼 특사경도 (공소청 검사와) 협의 지원만 남겨야 하느냐는 지점에서 고민이 큰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dongchoi89@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