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 바로잡기 공동행동(37개 단체)이 9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정유진 수습기자)
인권위는 지난달 27일 한 로펌을 ‘해외 차별금지법제 시행 사례 및 영향 실태조사’ 연구용역 수행기관으로 선정해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해당 로펌의 연구 책임자인 변호사가 평소 성소수자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해왔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됐다. 변호사 A 씨는 “동성애와 성전환을 받아들인 아이들의 삶이 불행해진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시행되면 동성애와 성전환이 극단적으로 강화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해왔으며 관련 내용을 담은 책도 집필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성소수자 관련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의 2024년 9월 국회 인사청문회 당일 국회 앞에서 열린 보수 기독교 단체의 지지 기자회견에도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새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변호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안창호 위원장이 인권과 혐오의 문제를 찬반 논리로 둔갑시켜 마치 대등한 두 집단의 의견인 것처럼 프레이밍하고 있다”며 “차별금지법 반대 입장을 담은 연구용역을 채택한 것은 반대 논리에 학술적 정당성을 부여하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이번 연구가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와 맞닿아 있다는 점도 논란을 키우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26일 발표한 국정성과 자료집 ‘국민이 만든 대전환의 길’에서 해외 차별금지법제 실태조사를 추진해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장예정 차별금지법제정연대 활동가는 “이번 연구는 혐오·차별 방지 법제화의 근거가 될 중요한 자료”라며 “성소수자 혐오 선동에 앞장서 온 인사에 의해 연구가 이뤄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박한희 무지개행동 활동가는 “여러 연구에서 성소수자의 자살률이 일반 인구보다 훨씬 높고 그 원인이 차별이라는 점이 확인됐는데도 이를 부정하고 왜곡하는 사람이 어떻게 차별금지법 연구를 수행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공동행동 측은 연구 선정 과정의 검증 절차를 명확히 공개하고 재발 방지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인권위가 용역 발주 과정에서 제시한 계약 특수조건에는 ‘인권 관련 사안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경우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어 실제 적용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