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사건을 심의한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 위원 명단 비공개가 적법하다고 판단한 법원이 검찰 수심위를 형사재판의 배심원 후보자와 유사한 지위로 본 것으로 확인됐다. 배심원 후보자의 개인정보는 원칙적으로 비공개 대상이다.
법원은 경찰 수심위 위원 명단 공개를 인정한 기존 판결과 관련해서도 경찰과 검찰 수심위의 심의 대상과 성격 등이 달라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판사 공현진)는 지난 4일 시민단체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검찰총장을 상대로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사건 수심위 명단을 공개하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검찰 수심위는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관심이 큰 사건의 수사·기소 적법성을 심의하는 기구다. 외부 전문가 150~300명으로 구성되며, 무작위 추첨을 통해 안건을 심의할 위원 15명이 선정된다.
경찰 수심위 역시 학자, 수사 전문가 등 외부 위원 등으로 구성돼 경찰 수사의 적법을 심의한다. 사건 관계인의 신청이 있을 때 소집하는 검찰 수심위와 달리 정기 회의를 개최하며 주요 수사 정책에 대한 자문도 진행한다.
앞서 경찰 수심위 위원 명단을 공개해야 한다는 판결은 지난 2024년 대법원에서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됐다. 2심 재판부는 "명단 공개는 국민의 알 권리 보장과 심의 절차의 투명성, 공공성 및 정당성 확보라는 공익적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보인다"고 판시했고,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이에 정보공개센터 측은 경찰 수심위 명단 공개가 인정된 만큼 검찰 수심위 명단 역시 공개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정보공개센터 측은 "경찰 수심위 명단을 비공개하는 것은 위법이라는 확정판결이 이미 있는 만큼 검찰 수심위 명단이라고 결론을 달리할 필요는 없다"며 "전체 검찰 수심위 명단은 정보공개 청구 시점에 특정 사건과 연관성이 없어 특정 사건 심의에 영향을 줄 우려도 없다"고 주장했다.
20~40명의 외부 위원 등으로 구성되는 시·도경찰청 수심위와 달리 150~300명 규모의 전체 검찰 수심위 명단을 공개하는 것은 특정 사건 심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더 낮다는 취지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판결문에 따르면 재판부는 검찰이 공소 제기에 대한 독점적 권한을 가진 점을 고려할 때 수사·공소에 관한 검사의 의사결정 과정에 의견을 제시하는 검찰 수심위는 형사재판의 배심원 후보자와 유사한 지위에 있다고 판단했다.
또 검찰 수심위는 찬반이 극명하게 갈리거나 여론의 압력이 강한 사건을 주로 심의하는 만큼 위원 명단이 공개될 경우 사건 관계인의 직접 접촉이나 여론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재판부는 "위원 명단 공개로 위원회 심의에 외부 영향이 게재될 경우 수사 절차의 투명성이 오히려 저해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외부 영향이 직접 관여하는 사례가 일부라도 발생할 경우 수심위 제도 자체의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며 "전체 위원이 300명에 달한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우려가 해소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경찰 수심위 공개 판결과 관련해서도 "경찰과 검찰 수심위는 심의 대상의 범위와 성격, 위원 구성에 차이가 있다"며 해당 판결을 이번 사건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김예찬 정보공개센터 활동가는 뉴스1과 통화에서 "판결문에는 경찰 수심위와 검찰 수심위가 어떤 점에서 다른지 구체적 설명이 없어 납득하기 어렵다"며 "항소를 논의하고 있다"이라고 밝혔다.
shushu@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