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동 서울행정법원 전경. (사진=이데일리)
일선 학교 교사로 재직 중이던 A씨는 지난 2021년 7월 교육청 소속 백신 우선접종대상자로 선정돼 화이자 백신 1차 접종을 받았다. 그러나 접종 9일 만에 소화불량과 구토 등 이상 증세가 나타났고 병원 정밀검사 결과 소장 정맥 등 비전형적인 부위에 광범위한 혈전이 형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소장절제술을 받는 등 입원 치료를 이어갔으나 급성 간부전과 패혈성 쇼크 등이 발생하며 접종 약 한 달 만인 그해 9월 결국 숨졌다.
유족은 감염병예방법에 따른 피해보상을 신청했으나 질병관리청은 “A씨에게 발생한 혈전증은 특이 항체 검사(PF4-ELISA) 결과 음성으로 확인돼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발생할 수 있는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TTS)에는 해당하지 않고 기저질환인 ‘기무라병’이 악화해 혈전증이 발생한 것으로 보이므로 망인의 사망과 예방접종 사이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이유로 거절했다. 이후 이의신청 역시 기각됐다.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A씨가 백신을 맞은 지 불과 9일 만에 혈전증 증상이 발현된 점을 들어 시간적 밀접성이 명백히 인정된다고 봤다. A씨의 기저질환인 기무라병이 악화해 혈전증이 발생했다고 가정하더라도 평소 양호하게 관리되던 질환이 접종 직후 갑자기 악화했다면 백신이 이를 촉발하거나 촉진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재판 과정에서 의료계의 감정 의견이 ‘화이자 같은 mRNA 백신은 혈전증과의 연관성이 증명되지 않았다’와 ‘임상 양상 상 백신 유도성 혈전증으로 추정하는 것이 타당하다’로 엇갈렸으나 법원은 유족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mRNA 계열 백신의 경우에도 면역성 혈소판 감소증(ITP) 내지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TTS) 발병과의 관련성이 있다는 최신 연구 결과가 있다”며 “연구 결과가 충분히 집적되지 않았다는 점을 관련성을 시사하는 다른 논거들보다 절대적으로 우월한 논거로 참작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법원은 A씨가 학생들을 근거리에서 대면해야 하는 교사로서 정부 방침에 따라 비자발적으로 우선접종을 받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재판부는 “당시 우선접종 대상자를 선정할 때 기저질환 유무 및 그로 인한 위험성의 정도는 고려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 사건 예방접종은 기저질환이 있는 상태에서 그 위험성에 대한 심사숙고 없이 비자발적으로 이뤄졌으므로 기저질환의 존재는 상당인과관계를 부정하는 요소가 아니라 긍정하는 요소로 참작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