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용지 부족이 건드린 2030의 분노…"청년 목소리 들을 정치 필요"

사회

뉴스1,

2026년 6월 11일, 오전 07:00

서울동부지방법원 관계자들이 10일 6·3 지방선거 당시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인 아파트 노인정에 증거물 확보 등 현장검증을 위해 도착해 준비하고 있다. 2026.6.10 © 뉴스1 최지환 기자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계기로 서울 잠실 일대에서 이어지는 시위가 단순한 선거 관리 부실 논란을 넘어 공공기관과 선거 제도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확산하고 있다.

극우세력들이 결집하면서 시위 현장에서 2030 청년들이 일부 이탈하고 있지만전국 18개 대학 총학생회가 공동 시국선언을 하는 등 청년들의 분노는 한동안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개표소 앞 시위 일주일째인 11일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단순한 행정 오류를 넘어 그간 누적된 선관위에 대한 불신이 폭발한 결과라며, 대대적 제도 개혁 없이는 선거 불신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시위가 청년층의 누적된 박탈감과 소외 의식이 표출된 측면이 있는 만큼 이들이 정치 과정에 참여하고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제도적 창구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투표 용지 관련 시위가 공정성에 민감한 청년 세대의 분노가 표출된 결과라고 진단했다.

이재열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진보·보수의 문제가 아니라 절차적 공정성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사건"이라며 "베이비붐 세대가 상상하기 어려운 수준의 분노를 불러일으켰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도 "이번 시위는 청년 세대가 가지고 있던 여러 가지 문제의식이 선관위라는 국가기관의 어처구니없는 사고를 계기로 표출된 것"이라며 "서부지법 난동 같은 극우에 휩쓸리는 사건과는 분명히 다른 시민 저항 방식"이라고 말했다.

허창덕 영남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20·30세대들은 그간 한국 현대 정치에 있어 무관심, 냉소적인 세대들이었다"면서 "BTS 등 한국의 위상을 체험한 세대이기도 한데 후진국에서나 일어나는 일에 황당하고 자존감에도 영향을 줬다"고 해석했다.

전문가들은 또한 이번 사태의 배경에 선관위를 둘러싼 누적된 불신이 자리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선관위는 전·현직 간부 자녀들이 채용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감사원 감사에서 일부 특혜 채용이 드러나며 질타를 받았다.

특히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전국 단위 선거 때마다 선관위 직원 휴직자가 늘어나고, 선거가 끝나면 감소하는 현상이 2016년 이후 10여년간 반복됐다는 지적도 나오는 등 도덕적 해이가 수면으로 올라오고 있다.

이재열 교수는 "선관위는 헌법상 독립기관이라는 이유로 외부 견제를 충분히 받지 않았고, 그 과정에서 조직 내부의 이완과 도덕적 해이가 누적됐다"며 "지금은 특혜는 있는데 견제는 없는 구조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모두 결국 불신을 제거하는 것이 핵심인데 선관위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한 브레이크 장치가 부족하다"며 "제도 설계 자체를 점검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정책에서 '소외'된 청년을 위한 정치권의 적극적인 응답과 개선도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온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국가 주도의 정책을 만들어 가고 국정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젊은 세대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던 문제가 있다"고 짚었다.

이어 "일자리 문제를 포함해서 젊은 세대들의 목소리를 정치 과제로 전환할 수 있는 정치권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s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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