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미 검사장© 뉴스1 신웅수 기자
법무부는 대검검사급인 정유미 검사장을 고검검사(차장·부장검사)급으로 강등한 인사처분이 부당했다고 본 1심 판결에 대해 "(정 검사장의) 보직을 변경한 것이 인사권자의 재량권을 일탈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항소를 예고했다.
법무부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1심 판결을 면밀히 분석하여 항소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이정원)는 이날 오후 정 검사장이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인사 명령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정 검사장은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 이후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노만석 검찰총장은 책임지고 그 자리를 사퇴하라"고 지도부를 비판한 바 있다.
이후 법무부는 지난해 12월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내고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을 맡고 있던 정 검사장을 대전고검 검사로 발령했다. 검사장급에서 차장·부장검사급으로 사실상 강등한 이례적 조치였다. 이전에 검사장이 고검 검사로 강등된 사례는 2007년 권태호 전 검사장이 유일했다.
1심은 법무부의 인사 처분이 인사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며 정 검사장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이 사건 처분은 검찰 인사 관행상 매우 이례적인 전보인사"라며 "법무부는 정 검사장이 부적절한 처신을 했다는 이유로 인사 명령 처분을 했는데, 그동안의 검찰 인사 실무 및 관행에 비춰 보면 법무부가 의도한 것은 정 검사장의 자발적인 사직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정 검사장에 대한 인사 처분이 징계에는 해당하지 않아 징계 절차를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발적 사직을 유도할 정도의 침익적인 처분이므로 정 검사장에게 미리 이를 통지하고 소명 기회를 부여했어야 함에도 아무런 소명 기회도 부여하지 않았다"며 "검사 징계 절차 또는 사전통지 절차, 의견제출 절차 등을 사실상 잠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른바 '명태균 공천 개입 사건'을 부실 수사했다는 의혹으로 특검이 대검찰청에 대해 실시한 압수수색 영장에 당시 창원지검장이었던 정 검사장이 피의자로 적시돼 있었다는 법무부의 인사 처분 이유도 인정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처분은 정 검사장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가하는 처분"이라며 "정 검사장의 잘못이 상당 부분 객관적 사실로 확인돼야 하는데, 언론이나 국정감사에서 의혹이 제기됐다거나 정 검사장이 피의자로 적시된 것만으로는 객관적으로 확인됐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검찰청법상 검사에게는 강등의 징계를 할 수 없다'는 정 검사장 측 주장에 대해선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검사의 직급은 검찰총장과 검사로만 구분돼 검찰총장을 제외한 검사들의 직위를 변경하는 인사발령 처분은 모두 동일한 직급 내에서 이뤄지는 것"이라며 "정 검사장이 이 사건 인사 처분으로 인해 3개월간 검사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거나 그 기간 중 보수 전액이 감액되는 것도 아니므로 강등 또는 사실상 강등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법무부는 1심 판결에 대해 "원고(정 검사장)가 게시한 글이 부적절했다는 사실은 재판부도 인정했고, 당시 명태균 공천개입사건과 관련한 원고의 업무 수행에 대해 언론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상황"이라며 "인사권자의 재량권을 일탈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했다.
이어 "징계가 아닌 인사 명령에 있어 인사 대상자에게 소명 기회를 부여하거나 징계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한 법원의 판결에는 다소 수긍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고 부연했다.
법무부가 사실상 항소 의사를 밝히면서, 정 검사장의 강등 인사 처분을 둘러싼 법정 공방은 2심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정 검사장은 이날 선고 직후 취재진에게 "당연한 판단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동안 지켜온 원칙을 너무나 쉽게 무너트리고 원칙을 회복시켜달라는 것을 이렇게까지 힘들게 요구해야 할 일인가 싶다"고 밝혔다.
dongchoi89@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