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박 가사 했으니 143억 내놔"…이혼 재산분할 무리수 둔 결말

사회

이데일리,

2026년 6월 12일, 오전 10:08

[이데일리 김주환 기자] 이혼 재산분할 시 무리한 현금 청산을 요구해 창업주의 회사 지배력을 흔드는 것은 실질적인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미지=뉴시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지난달 비상장사 대표 A씨와 아내 B씨의 이혼 등 소송 상고심에서 현금 지급을 명한 원심의 재산분할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환송했다.

앞서 2심 재판부는 두 사람의 분할 대상 순재산 합계액을 약 891억원으로 산정하고 재산분할 비율을 8대 2 비율로 정했다.

이에 따라 남편 A씨가 보유한 C사 비상장주식 가액(753억원) 등을 고려해 A씨가 아내 B씨에게 143억원의 금전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C사 주식을 남편에게 귀속시키는 대신 현금으로 청산하는 ‘대상분할’ 방식을 택한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 같은 방식이 당사자 간 실질적 공평을 현저히 해칠 수 있다고 지적하며 원심판결을 파기했다.

대법원은 주식을 제외한 A씨의 순자산이 103억원에 불과하며 이마저도 상당수가 아내 B씨와 공유 중인 부동산으로 당장 처분이 어렵다는 점을 명시했다. 이를 모두 현금화하더라도 분할액(143억원) 중 40억원이 모자라, 결국 A씨는 주식을 팔거나 담보 대출을 받아야만 하는 처지라는 것이다.

특히 장외시장에서 거래가 되지 않는 비상장주식 특성상, 적정 가격에 현금화를 위해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 과반을 처분할 수밖에 없다고 봤다. 이 경우 지배력을 상실해 창업주로서 투입한 노력이 일방적으로 훼손되는 반면, 아내 B씨는 주식에 따르는 리스크를 전혀 지지 않게 돼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B씨가 이미 35억원 규모 순자산을 가졌고 자녀당 월 500만원의 양육비도 받는 만큼, 주식을 현물(지분)로 일부 쪼개 받더라도 경제적 곤궁에 처할 우려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비상장주식 분할 시 현금 청산이 원칙이라도 당사자 간 형평을 현저히 해친다면 주식 현물분할 등 다양한 방식을 혼용해야 한다”며 실질적 공평에 맞게 이해관계를 다시 조정하라고 판시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