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로 떨어뜨렸다"던 아빠…4개월 딸 흔들어 숨지게 했다

사회

뉴스1,

2026년 6월 13일, 오전 07:00


© 뉴스1 양혜림 디자이너

"보채는 아이를 달래다 실수로 떨어뜨렸어요."

생후 4개월 된 딸을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아빠는 줄곧 우발적 사고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의료진은 아이의 뇌 손상 양상이 영아를 강하게 흔들었을 때 나타나는 '흔들린 아기 증후군(쉐이큰 베이비 신드롬)'에 해당한다고 판단했고, 법원도 결국 학대에 의한 사망으로 결론 내렸다.

지난달 8일 대전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김병만)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기소된 40대 A 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도 명령했다.

"4개월 딸, 잘 놀고 있다가 숨 안 쉬어"…몸 곳곳엔 멍 자국
사건은 2022년 11월 대전 중구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했다.

당시 A 씨는 생후 4개월 된 딸을 돌보고 있었다. 외출했던 아내가 집으로 돌아왔을 때 아이는 숨을 쉬지 않는 상태였고 A 씨는 "바운서에서 잘 놀고 있었던 아이가 어느 순간 숨을 안 쉬는 것 같다"며 119에 신고했다.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진 아이는 응급 처치를 받았으나 심각한 뇌 손상을 입은 상태였다. 의료진은 몸 곳곳의 멍 자국과 뇌출혈 양상 등을 확인한 뒤 아동학대를 의심해 경찰에 신고했다.

아이는 고도의 저산소성 뇌 손상으로 치료를 받던 중 뇌사 상태에 빠졌다. 이후 부모가 연명치료 중단을 결정하면서 사고 발생 약 85일 만에 숨졌다.

친부 "평소보다 다소 과격하게 달랜 것" 해명…의료진은 "아동학대"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A 씨는 고의적인 학대 사실을 부인했다.

그는 "낯가림하며 계속 울던 아이를 달래던 중 실수로 허리 높이에서 바닥으로 떨어뜨렸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또 주말부부 생활로 인한 피로 누적과 육아 스트레스가 있었고, 아이를 평소보다 다소 과격하게 달랜 것은 맞다고 진술했다.

변호인 역시 "피해 아동이 목이 꺾일 정도의 강도로 흔들거나 일부러 바닥에 떨어뜨린 사실은 없다"며 아이를 안고 있다가 한 차례 떨어뜨린 사고일 뿐이라고 했다.

하지만 의료진의 판단은 달랐다. 아이를 치료한 주치의는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한 법정에서 "뇌 CT로 확인한 출혈 양상이 전형적인 '흔들린 아기 증후군'이었기 때문에 아동학대로 의심했다"고 증언했다.

흔들린 아기 증후군은 2살 이하 영유아를 강하게 흔들거나 떨어뜨렸을 때 뇌와 망막 등에 손상이 발생하는 증상을 말한다.

의료진은 아이의 뇌에서 여러 시기에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출혈 흔적이 발견됐고, 단순 낙상에서 흔히 나타나는 골절 없이 출혈이 뇌 전체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법원 "격렬하게 흔들고 일부러 떨어뜨렸다"…친부·검찰 쌍방 항소
재판부는 의료진 증언과 의료감정 결과 등을 토대로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생후 4개월에 불과한 피해 아동을 격렬하게 흔들고 양 허벅지를 멍이 들 정도로 세게 붙잡아 일부러 바닥에 떨어뜨리는 학대를 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했다.

이어 "피해 아동은 극심한 신체적 고통을 느끼며 생을 마감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럼에도 피고인은 수사 단계에서 범행을 인정했던 것마저 경찰의 강압 때문이었다고 변명하는 등 후회나 반성의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실직에 따른 경제적 불안과 육아 스트레스로 인해 충동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이고 사망이라는 결과 자체를 의도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A 씨와 검찰은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으며 A 씨는 최근 반성문을 제출하며 선처를 호소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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