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전경 © 뉴스1
성폭행 사건 발생 2년여 뒤 제출된 피해자의 의류에서 피고인의 DNA가 검출됐다는 이유로 유죄를 선고한 판결이 대법원에서 파기됐다. 대법원은 해당 증거가 조작·훼손되지 않았다는 점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며 다시 심리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강간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유죄를 선고한 원심 판단을 깨고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 씨는 지난 2021년 8월 27일 자신의 차량에서 피해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A 씨의 공소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검사는 1심에서 피해자가 당시 입었던 바지의 실물을 제출하지 않았고,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바지에 대한 DNA 감정도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2심 과정에서 피해자가 당시 입었던 바지에 대한 DNA 감정이 이뤄졌고, A 씨의 DNA가 검출됐다.
2심은 DNA가 검출됐고, 바지의 일부가 손상된 것은 폭행을 방어했다는 피해자의 진술 신뢰성을 뒷받침한다며 A 씨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대법원은 "바지의 보관 과정에 인위적인 조작·훼손·첨가가 없었음이 객관적으로 담보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판단을 뒤집었다.
이 바지는 2024년 1월 26일까지 2년 이상 피해자가 보관했고, 검찰은 1심 무죄 선고 후 9개월이 지난 2025년 11월 27일 이뤄진 대검찰청 감정의 감정서를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법원은 A 씨와 피해자 외에도 DNA가 다수 검출된 사정 등을 들어 원심이 증거의 인위적인 조작·훼손 여부에 대해 추가 심리를 할 필요가 있었다고 봤다.
대법원은 "수사기관은 피해 사실과 바지의 관련성 등 확인을 위해 필요한 조처를 해야 했음에도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이 사건 바지를 피해자의 수중에 방치한 상태로 뒀다"며 "원심 판단에는 과학적 증거방법의 증명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했다.
shushu@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