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갑질119, 셀프조사·2차피해 방지 '직장 괴롭힘' 조사 매뉴얼 발간

사회

뉴스1,

2026년 6월 14일, 오후 12:00


직장 내 괴롭힘 사건 조사 과정에서 '셀프조사'와 '2차 피해'를 방지하고 공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민간 가이드라인이 나왔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7년을 앞두고도 조사자 선정의 편향성, 참고인 회유, 피해자 진술 배척 등 조사의 객관성을 해치는 문제가 반복되자, 시민단체가 직접 매뉴얼 마련에 나선 것이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직장 내 괴롭힘 조사 착수 단계부터 결과 통보까지 객관성을 담보할 기준과 방안을 담은 '직장 내 괴롭힘 조사·조치 매뉴얼'을 발간했다고 14일 밝혔다.

직장갑질119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7주년을 앞두고 있지만 산업 현장에서는 조사의 객관성 결여가 꾸준히 문제로 지적돼 왔다"며 "가해자가 사용자임에도 사내 인사팀이나 사용자가 직접 자신을 조사하는 이른바 '셀프조사' 문제는 제도의 취지를 정면으로 훼손한다"고 지적했다.

매뉴얼은 객관적 조사를 위한 3대 원칙으로 △신속성 △공정·엄밀성 △비밀엄수를 제시했다. 조사가 지연될수록 피해자의 2차 피해 위험이 높아지는 만큼 조사 기간을 사규에 명확히 규정하고, 기간 연장 시에는 신고자에게 연장 이유와 종결 예상 시점을 고지하도록 했다.

조사자 선정 기준도 포함됐다. 매뉴얼은 조사자를 행위자 및 사건과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으로 선정하고, 조사자·조사위원의 자격과 선정 절차, 이해관계 배제 기준을 사규에 미리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내부조사의 경우 조사위원회는 이해관계가 있는 위원을 배제해 복수 인원으로 구성하도록 했다. 피해자에게 조사위원에 대한 기피 의견 제출권과 추천권을 보장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행위자가 사용자인 경우에는 사내 구성원이 조사하는 방식으로는 객관성을 보장하기 어렵기 때문에 외부 독립 조사가 원칙이라고 봤다. 단체는 "사용자 괴롭힘 사건은 근로감독관이 단독으로 조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사 순서는 신고자, 참고인, 행위자 순으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시했다. 직장갑질119는 "참고인보다 행위자를 먼저 조사할 경우 행위자가 참고인에게 불이익을 주거나 허위 진술을 요구하는 등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매뉴얼은 증거 조사 과정에서 신고자가 제출한 증거와 신고자가 요청한 참고인을 임의로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권고했다. 조사자가 해당 자료나 참고인 조사가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할 경우에도 그 사유를 조사 기록에 남기도록 했다.

조사 결과를 통보할 때는 단순히 직장 내 괴롭힘 인정 또는 불인정 여부만 알릴 것이 아니라 신고 사안별 인정·불인정 사유, 피해자 보호 조치, 행위자 징계 등 회사의 조치 계획을 함께 알려야 한다고 규정했다.

문가람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그동안 명확하고 구체적인 조사 가이드라인이 없어 실무 담당자들의 고충과 혼란이 컸다"며 "이번 매뉴얼이 현장의 혼란을 해소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14일 직장갑질119가 발간한 직장 내 괴롭힘 조사·조치 매뉴얼. (직장갑질119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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