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자동차를 예로 들어보면 이 질문이 왜 어려운지 쉽게 알 수 있다. 같은 차급의 내연기관차와 전기차를 비교할 때 소비자가 먼저 확인하는 것은 가격이다. 전기차는 배터리와 관련 기술 비용이 반영돼 초기 구매 부담이 크다. 반면 가솔린차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이유는 주행 중 배출하는 탄소와 매연 등 환경오염 비용이 가격에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낮은 가격 뒤에 보이지 않는 계산서가 숨어 있는 셈이다.
이러한 비용 문제는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태양광과 풍력 발전은 자연조건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하려면 에너지 저장장치와 지능형 전력망 같은 보완 인프라가 뒤따라야 한다. 친환경 에너지가 기존 화력발전보다 초기 투자비와 운영·관리 비용이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도시의 물 관리와 생활 인프라도 다르지 않다. 빗물을 모아 청소나 조경 용수로 활용하는 시스템은 기후변화 대응에 도움이 되지만 이미 구축된 인프라를 이용하는 상수도에 비해 설치와 유지 비용이 더 든다.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한 다회용품도 마찬가지다. 세척과 관리, 회수에 필요한 비용을 따져보면 당장의 편리함과 가성비를 앞세운 일회용품을 이겨내기 쉽지 않다. 이처럼 친환경은 기존의 편리함 위에 가볍게 얹을 수 있는 덤이 아니라 별도의 비용과 수고를 기꺼이 감수해야 하는 실천이다.
쉽지 않은 선택처럼 보이지만 우리는 이미 일상에서 비슷한 선택을 하고 있다. 친환경 농산물이 대표적이다. 일반 농산물보다 비싸지만 많은 사람들이 선택한다. 환경을 생각하는 측면도 있지만 더 직접적으로는 먹거리 안전과 건강을 위해서다. 이 논리는 생활환경에도 적용할 수 있다. 맑은 공기, 깨끗한 물, 기후변화에 적응하는 도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결국 친환경이 비싸다는 사실은 감춰야 할 약점이 아니라 정직하게 마주해야 할 현실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누려온 값싼 에너지와 편리한 소비에는 환경오염 비용이 충분히 반영되어 있지 않았다. 우리는 그동안 청구되지 않은 풍요를 누렸고 그 부담을 미래 세대와 생태계에 넘겨왔다. “친환경은 비싸다”는 말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이 친환경을 포기할 핑계가 될 수는 없다. 오히려 우리가 공짜라고 착각했던 것들의 진짜 청구서가 이제 도착하고 있다는 신호다.
그렇다고 친환경 전환의 부담을 개인과 기업의 선의에만 맡길 수는 없다. 친환경 방식의 초기 진입 장벽을 낮춰줄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신재생에너지 설비나 빗물 이용 시설처럼 사회 전체에 편익을 주는 시설에는 세제 혜택 등 실질적 인센티브를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기존 방식의 가격에 누락된 환경 비용을 제대로 반영하는 제도적 결단도 뒤따라야 한다. 오염을 많이 남기는 방식이 계속 ‘경제적’으로 비친다면 친환경은 ‘비경제적’이라는 오해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환경을 지키는 일에는 일상의 불편과 경제적 책임이 따른다. 그러나 그 비용을 단순한 손실로만 볼 수는 없다. 미래의 재난을 줄이고 지속 가능한 삶의 기반을 지키기 위한 투자이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는 당장의 가성비만 좇을 것인지, 그동안 미뤄온 청구서를 받아들일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지금 우리가 감당하는 녹색 비용이야말로 미래 세대에게 안전한 삶의 터전을 물려주기 위한 현실적인 약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