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SR센터 확장 이전…"폐가전 재활용률 높인다"[only 이데일리]

사회

이데일리,

2026년 6월 15일, 오전 06:06

[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지난 11일 서울 성동구에 있는 서울도시금속회수센터(SR센터). 이곳에는 안마의자와 선풍기, 제습기, 컴퓨터, 인쇄기기 등 각종 폐가전제품이 성인 키높이로 미로처럼 쌓여 있었다. 그 사이로 손수레를 미는 작업자들은 지게차를 이리저리 피하면서 분주히 움직였다. 샌드위치 패널 방식으로 지어진 건물 내부에는 분진을 피하기 위해 마스크와 고글, 귀마개를 착용한 작업자들이 리튬 배터리와 전선을 분류하고 있었다. 기계를 파쇄하는 소음 때문에 작업장에서는 옆 사람의 말이 들리지 않았다. 특히 배터리 등에 의한 화재 발생 시 불을 끌 스프링클러도 건물에 설치되지 않았다.

서울시가 중소형 전기·전자제품으로부터 폐금속자원을 회수하는 SR센터를 확장 이전한다. 좁고 낡은 기존 시설을 현대화해 폐금속자원 관리 역량을 강화하려는 조치다.

(그래픽= 문승용 기자)
◇발생지에서 폐금속 처리·자원화…낡고 위험한 작업환경은 걸림돌

14일 이데일리의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는 오는 11월 착공을 목표로 서울 성동구 SR센터를 기존 부지 대신 성동구 용답동 서울새활용센터 인근의 새로운 곳으로 확장 이전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시는 센터 현대화를 위해 설계용역비와 공사비를 포함한 예산을 266억원으로 책정하고 세부 일정과 예산편성을 검토하고 있다. 계획대로 현대화가 진행되면 작업 공간은 현재 810㎡에서 4000㎡로 약 5배 넓어져 수거 처리율과 근로자의 작업환경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SR센터는 전문설비가 필요한 냉장고와 에어컨, TV, 세탁기를 제외한 폐전기·전자제품을 선별해 고철이나 플라스틱, 구리, 알루미늄 등 재활용 가능한 유가품으로 분해·파쇄·선별하는 재처리설비를 운용하기 위한 시설이다.

SR센터는 지난 2009년 오세훈 서울시장 재임 당시 녹색성장과 폐금속자원의 국내외 수급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폐금속자원 재처리를 위해 설립했다. 서울시는 소형폐가전제품의 배출 수수료를 전면 폐지하고 공동주택에는 전용 수거함을 설치해 각 자치구에서 폐전기·전자제품을 회수토록 했다.

이후 센터는 시설이 노후화되면서 위험한 작업 환경 탓에 반입량을 감당하기 어려워졌다. 이동현 SR센터장은 “서울시 차량정비센터의 관용차 시험운전 경로 안에 센터가 있다”며 “반입물량이 늘면 차량 운행이 제한돼서 센터에서 들일 수 있는 물량에 한계가 있다. 이 안에서 많은 양을 처리하다 보니 작업환경이 열악하다”고 토로했다.

서울 성동구 서울도시금속회수센터에서 작업자들이 전자제품을 종류별로 분류하고 있다.(사진=이영민 기자)
◇중동전쟁으로 커지는 공급 불안…자원·세수 두마리 토끼 잡아

SR센터의 폐가전 처리는 꾸준히 늘고 있다. 2009~2010년대 연평균 1000~3000t 규모였던 처리량은 2020~2025년 연평균 4255t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역대 가장 많은 4806t을 기록했다. 이는 생산자의 재활용 의무를 강화하는 정책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전기·전자제품 및 자동차의 자원순환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로 대표되는 환경성보장제도의 대상 품목을 점차 늘렸다. 올해부터는 EPR 적용 전기·전자제품을 세탁기와 냉장고를 포함한 50종에서 의료기기와 군수품 등 일부를 제외한 전체 제품으로 확대했다.

SR센터 현대화가 마무리되면 센터의 처리용량은 현재 연간 약 5000t에서 약 7800t으로 56% 늘어나게 된다. 이와 함께 서울시의 세외수입으로 환원되는 센터의 폐금속자원 재판매 수입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 27억 7900만원이던 재판매수입은 이듬해 29억 7900만원, 지난해 33억 3300만원으로 점점 증가세다.

다시 판매된 폐금속자원은 비철금속의 공급불안을 줄이는 데도 기여하고 있다. 지난 3월 30일 알루미늄 국제 가격의 지표인 런던금속거래소의 알루미늄 선물 가격이 2022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 세계 알루미늄의 9%를 생산하는 중동의 주요 생산시설이 이란의 공격을 받으면서 가격 상승이 발생했다. 여기에 인공지능(AI)개발 경쟁이 일면서 전선과 회로기판에 많이 쓰이는 구리 값도 오르고 있다.

SR센터 관계자는 “폐금속 자원 중 희토류는 우리나라가 전량 수입하고 있다”며 “이를 어떻게든 재활용할 방안에 대해 정책적 고민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포화상태인 SR센터의 폐전기·전자제품 처리능력을 확장하면 자원 순환율도 극대화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권민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매년 증가하는 중소형 폐가전 배출의 원할한 수거와 신속 처리로 재자원화 효율을 높일 것”이라며 “노동자가 안전하게 작업공간을 마련할 수 있도록 SR센터 현대화사업 추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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