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잠실 개표소 시위대 불법행위에 "생각없이 동조했다 패가망신"

사회

이데일리,

2026년 6월 15일, 오후 01:08

[이데일리 김현재 기자]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시작된 ‘참정권 침해 규탄’ 시위가 11일째 계속되고 있다. 시위대가 개표소인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을 점거하고 봉쇄를 이어가며 경기장에 입주한 체육단체들의 업무는 마비됐고, 폭행을 비롯한 불법행위도 잇달아 발생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번 시위를 ‘시민들이 자기 의사를 표현하기 위해서 자발적으로 모인 공론의 장’으로 규정하며 질서 유지와 인파관리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엄격한 법 적용을 통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는 개표소 봉쇄 시위가 10일째 이어지고 있는 1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일대에서 시위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며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내자동 청사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잠실 개표소 시위를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참정권 침해라고 생각하는 시민들이 자기 의사를 표현하기 위해서 자발적으로 모인 공론의 장이라고 보고 있다”고 규정했다. 주최자가 없고 자발적 참여자들이 평화롭게 자기 주장을 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박 청장은 “(시위 참여 시민들이) 지금까지는 평화적이고 자발적이고 질서있게 의사를 표출하고 있다”며 “평화적 의사표현은 헌법상 보장되는 국민 권리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민들의 안전을 중심으로 해서 참가자들 사이 마찰을 막고, 질서를 유지하는 한편 인파관리에 힘쓰고 있다”며 “치안감급인 서울청 공공안전차장이 현장에서 직접 관리하고 있다”고 했다.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 7일 차인 11일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입주 체육단체 직원들이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업무 정상화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다만 시위 현장에서는 일부 시위 참가자들이 언론인 폭행, 민간인 대상 무단 검문과 수색, 경찰을 향한 모욕 등의 위법적 행태도 보이기도 했다. 지난 5일 개표소를 빠져나오던 JTBC 취재진은 시위대에게 폭행을 당했다. 지난 8일에는 대회 준비를 위해 경기장 안에서 물품을 꺼내 오려던 핸드볼 여자 주니어 대표팀 선수들이 몸수색과 소지품 검사를 강요받기도 했다. 일부 시위대는 경찰을 향해 “중국 공안”, “가짜 경찰” 등의 모욕도 일삼아 현장에 배치된 경찰관들의 사기가 떨어졌다는 글이 경찰 내부망에 올라오기도 했다.

현재 시위대의 불법행위와 관련해 경찰이 수사를 진행 중인 사건은 모두 15건이다. 박 청장은 “언론인 폭행과 핸드볼 주니어대표팀 사건은 각각 체포감금죄와 특수 강요 혐의를 적용해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두 사건의 적극 가담자는 6명으로, 일부는 특정이 됐다”면서 “아무 생각없이 (불법행위에) 동조했다가는 공범으로 적용될 경우에는 패가망신할 수 있으니 시위대가 유념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전날 유럽 순방 중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사적 검문 및 위력을 동원한 업무방해 행위는 엄정 대처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한 바 있다.

개표소인 핸드볼경기장 봉쇄로 인해 이곳에 입주한 대한체육회 산하 체육 단체들이 10일째 사무실에 들어가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서는 업무방해 혐의 적용을 예고했다. 박 청장은 이날 오후 대한체육회의 기자회견을 지켜본 뒤 경찰의 향후 조치에 대해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빚어진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가 7일째 이어지고 있는 1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부정선거 시위 참석자들이 태극기로 시야를 가리는 등 경찰들의 경계 업무를 방해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박 청장은 개표소 시위 현장에 배치된 경찰관 용모·복장 논란에 대해선 근거가 없다며 일축했다. 앞서 일부 시위 참가자들은 현장 경찰관의 용모와 복장을 지적하며 이들을 “중국 국적 경찰”로 지칭하고 이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퍼뜨렸다. 기동대 소속 A경정은 시위대에게 중국인으로 몰려 욕설을 듣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 청장은 “대한민국 경찰이 아닌 사람이 대한민국 경찰과 같이 서 있을 이유가 없다”며 “(시위대의) 지적이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찰의 건강권을 위해서 선글라스와 마스크 착용이 필요하다”며 “마스크 때문에 신분 확인이 안 된다고 하는데 이름표가 있다. 제복을 입고 있고 기동대는 부대 단위로 다녀 소속도 쉽게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청은 6·3 지방선거 투표일부터 현재까지 투표용지 부족, 소란 등과 관련해 총 306건의 112 신고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투표가 이뤄지던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총 145건의 신고가 접수됐고, 이중 투표용지 부족 관련 신고는 15건으로 최초 신고는 오후 4시 10분에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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