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지난 1월 임산부가 심야 조사 후 유산을 겪은 사건과 관련해 경찰에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인권위는 경찰청장에게 심야 조사가 관행적으로 이뤄지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서울경찰청장에게는 심야 조사 관행이 있는지 점검할 것을 권고했다고 16일 밝혔다.
인권위는 앞서 지난 3월 피의자 A 씨로부터 서울경찰청 수사관으로부터 심야 조사 원칙을 위반해 이틀 연속 장시간 피의자 신문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정을 접수했다.
A 씨는 조사 당시 임신 중이었으나 지난 1월 휴식 시간 포함 총 13시간 50분간 조사를 받은 이튿날 복통을 겪고 유산했다. 이날 A 씨는 오후 11시 45분쯤 조서 열람을 마쳤다.
인권위는 조사와 유산의 의학적 인과관계는 판단할 수 없다면서도 "A 씨는 의학적 인과관계 판단과 별개로 정신적 압박이 유산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수사관 측은 A 씨에게 심야 조사를 강제한 사실이 없고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수사준칙) 제21조 제2항에 근거해 A 씨가 심야조사요청서를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의자가 심야조사요청서를 제출할 경우 심야 조사가 이뤄지는 것이 관행이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인권위 침해구제제1위원회는 해당 사건이 재출석이 곤란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수사관이 적법절차의 원칙을 준수하지 않아 A 씨의 신체 자유를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또 임신 중인 A 씨에 대해 충분한 보호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도 지적했다.
이에 인권위는 경찰청장에게 심야조사요청서에 재출석이 곤란한 구체적 사유를 기재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또 심야 조사 허용 사유를 판단할 때는 피의자가 임신·중증질환·고령·장애 등 육체·정신적 건강 상태를 수사관에게 고지한 경우 이를 필수적으로 기록해야 한다고도 했다.
수사준칙 제21조에 따르면 오후 9시부터 오전 6시 사이에는 조사, 신문, 면담 등 명칭을 불문하고 피의자나 사건관계인을 조사해서는 안 된다.
다만 △피의자 체포 48시간 이내 구속영장의 청구·신청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불가피한 경우 △공소시효가 임박한 경우 △피의자나 사건관계인이 재출석이 곤란한 구체적이고 상당한 사유를 들어 심야 조사를 요청한 경우 등에는 심야 조사를 할 수 있다.
kite@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