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워넣기 대출' 58억 챙긴 상품권 업체 경영진 재판행

사회

이데일리,

2026년 6월 16일, 오후 04:07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상품권 발행업체 자금을 개인회사에 저리로 빌린 뒤 고금리로 재대여하는 이른바 ‘끼워넣기’ 수법으로 약 58억원의 이자 차익을 챙긴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부장검사 김민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유명 상품권 발행업체 A사 경영진 3명과 외부감사인 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6일 밝혔다.

기소된 인물은 A사 회장 가모(59) 씨, 대표이사 나모(51) 씨, 전 대표이사이자 현 고문인 다모(55) 씨와 F회계법인 소속 회계사 라모(51) 씨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2년 6월 개인회사인 대부업체 B사를 설립한 뒤 A사로부터 총 294차례에 걸쳐 1828억원을 무담보·저금리(연 4.6%)로 차입했다.

이후 B사를 통해 해당 자금을 A사가 직접 거래했거나 거래할 수 있었던 대부업체와 P2P업체 등에 연 10~13%의 고금리로 재대여하거나 투자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약 58억원의 이자 차익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A사 자본금은 5억원에 불과하지만 고객들로부터 받은 상품권 예수금은 1000억원 규모에 달했다. 경영진이 개인회사를 통해 운용한 자금은 연간 300억~400억원으로, A사 전체 자산의 30% 이상에 해당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이들은 범행을 숨기기 위해 외부감사인인 라씨와 공모해 2022~2024 회계연도 재무제표에서 B사와 C사 등 특수관계자 거래 내역을 누락한 허위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한 혐의도 받는다.

A사 법인도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에 따라 2024년 9월부터 선불업 등록이 의무화됐지만 유예기간이 종료된 지난 3월 17일 이후에도 등록 없이 영업을 계속한 혐의다. 검찰은 양벌규정을 적용해 법인도 함께 기소했다.

이번 수사는 금융감독원의 수사의뢰를 계기로 시작됐다. 검찰은 지난 3월 A사 사무실과 경영진 주거지를 압수수색한 데 이어 같은 달 F회계법인도 추가 압수수색했다. 이후 4월 가씨와 나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됐고, 이날 불구속 기소로 수사를 마무리했다.

검찰은 “비상장회사 특성상 소액 채권자 중심의 이해관계 구조로 인해 범행이 드러나기 어려웠다”며 “계좌추적과 압수수색을 통해 3년간 이어진 범행을 밝혀냈다”고 밝혔다.

이어 “상품권 발행업체에 대한 규제 사각지대를 악용한 유사 범죄가 재발하지 않도록 관계기관과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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