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는 치료 포기하는데…" 탈모약 건보 적용에 반발한 중증환자들

사회

이데일리,

2026년 6월 17일, 오후 05:25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정부가 올해 하반기에 탈모 치료의 건강보험 급여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힌 가운데, 중증질환 환자단체가 “포퓰리즘식 탈모 치료 건강보험 급여화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2022년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유튜브 영상.(사진=유튜브 캡쳐)
16일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성명을 내고 “정부와 보건복지부가 청년층 민생 대책이라는 명분으로 탈모 치료 건강보험 급여 확대를 추진하는 데 깊은 좌절과 분노를 느낀다”며 이같이 말했다.

연합회는 “건강보험의 기본 취지는 예기치 못한 질병과 고액 의료비 부담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사회안전망”이라면서 “탈모 급여 확대는 건강보험의 근간인 의학적 필수성과 급여 우선순위를 정면으로 흔드는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또 “신약이 개발돼도 건강보험 급여 등재가 지연돼 수많은 중증 희귀난치질환 환자와 말기 암 환자들이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에 달하는 약값을 감당하지 못해 치료를 포기하고 있다”며 “생명과 직결된 중증질환 치료제 급여화는 재정 부족을 이유로 미루면서 생명에 직접적인 지장이 없는 질환에 건강보험 재정을 우선 투입하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처사”라고 비판했다.

연합회는 한정된 건강보험 재원은 ‘살릴 수 있는 생명을 살리는 곳’에 우선 투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증 환자들의 생명줄을 외면한 채 진행되는 탈모 치료 급여화 논의는 건보 재정 악화를 가속화하고 정작 치료가 시급한 환자들을 사지로 내모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회는 정부에 ▲탈모 치료 건강보험 급여화 추진 중단 ▲중증·희귀난치성 질환 신약 급여 등재 우선 추진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가능성 확보 등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국민 생명권을 외면한 채 정책을 강행할 경우 중증질환 환자들과 연대해 강력한 저항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 11일 탈모 치료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 확대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자가면역질환인 원형 탈모나 지루 피부염으로 인한 병적 탈모에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만, 유전성 탈모와 노화로 인한 탈모는 비급여로 분류돼 있다.

복지부는 특히 취업 시장 등에 진입하는 청년층이 탈모 문제를 예민하게 받아들임에 따라 청년기본법 등에서 정한 청년의 나이인 20~34살 대상으로 탈모약을 건강보험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오는 7월 4일 행정안전부가 진행하는 국민참여 숙의·토론 프로그램인 ‘모두의 토론회’에서는 첫 번째 주제로 탈모치료제의 건보 적용 여부를 놓고 토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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