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폭언·폭행 견딘 엄마…딸 "이제라도 이혼시켜 드리고 싶다"

사회

뉴스1,

2026년 6월 18일, 오전 11:34


40년 넘게 폭언과 폭행에 시달려온 어머니를 위해 이혼을 돕고 싶다는 딸의 사연이 전해졌다.

18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평생 고통 속에서 살아온 어머니가 이제라도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딸 A 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 씨에 따르면 부모님은 결혼한 지 40년이 넘었다. 아버지는 젊은 시절부터 어머니에게 상습적으로 폭언을 퍼부었고 손찌검도 서슴지 않았다.

하지만 당시 어머니는 이혼을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이혼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 지금보다 훨씬 엄격했던 데다 자녀들에게 피해가 갈 것을 걱정했기 때문이다.

A 씨는 "어머니는 평생 참고만 사셨다"며 "혹시라도 자식들 앞길을 막을까 봐 이혼을 꿈도 꾸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세월이 흘러 자녀들은 모두 성인이 돼 각자의 가정을 꾸렸다. 아버지도 나이가 들면서 더 이상 폭력을 행사하지는 않게 됐다.

그러나 문제는 끝나지 않았다. A 씨는 "아버지는 이제 생활비를 쥐고 통제하거나 사사건건 트집을 잡으며 어머니를 괴롭힌다"며 "예전보다 더 교묘한 방식으로 끊임없이 어머니를 못살게 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지켜본 A 씨는 여생만큼은 어머니가 자유롭게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에 이혼을 적극적으로 권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실적인 고민도 크다. 가장 큰 문제는 과거 폭행에 대한 증거가 전혀 남아 있지 않다는 점이다. 폭행이 수십 년 전에 발생한 일이라 진단서나 경찰 신고 기록 등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는 것이다.

가족 간 갈등도 변수다. A 씨는 "아버지 명의의 땅이 적지 않은데 장남인 오빠가 재산 상속 문제 때문에 아버지 편을 들고 있다"며 "어머니의 이혼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증거도 부족하고 자식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어머니의 이혼 소송을 어떻게 도와야 할지 모르겠다"고 조언을 구했다.

이에 대해 배수지 변호사는 과거 폭행에 대한 물적 증거가 없더라도 현재 이어지고 있는 폭언과 경제적 통제만으로도 이혼 청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배 변호사는 "폭언이나 괴롭힘이 반복된다면 녹음과 일지 작성 등을 통해 지금부터라도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장남이 아버지 편을 들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법원은 자녀들의 주장만으로 판단하지 않는다"며 "가사 조사 절차를 통해 혼인 파탄의 원인과 실제 가정환경을 종합적으로 살펴본다"고 말했다.

또 "40년 넘는 혼인 기간 가사와 육아를 담당했다면 전업주부라도 재산 형성 기여도를 인정받아 상당한 수준의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장기간 이어진 폭언과 경제적 통제가 입증될 경우 위자료 청구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r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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