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뻥튀기 상장' 의혹 파두 경영진 '혐의 부인'…"허황된 사업 목표 아냐"

사회

이데일리,

2026년 6월 18일, 오후 01:31

[이데일리 염정인 기자] 주요 거래처로부터 발주 중단 사실을 알면서도 공모가를 부풀려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혐의를 받는 반도체 설계 기업 ‘파두’ 경영진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남부지법 전경 (사진=연합뉴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서보민)는 18일 오전 자본시장법 위반 및 배임수증재 등 혐의로 기소된 남이현 대표·이지효 전 대표 등 파두 경영진 3명에 대한 1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배임수증재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관해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면 성립한다.

검찰은 이날 약 20분간의 프레젠테이션(PT)를 통해 “이 사건의 쟁점은 한국거래소에 제출한 매출 소명 자료의 허위성과 고의성”이라면서 “투자 설명서 등에 허위 기재 또는 누락된 정보가 중요 내용인지 여부나 차명 계좌의 뇌물성 등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검찰은 “전년도 매출의 99%를 차지하는 SK하이닉스·스페이스X 등 주요 거래처가 발주 계획이 없다는 사실을 파두 측에 통보했음에도 이들 경영진은 이를 은폐한 채 상장을 진행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검찰은 주주 계약 시 ‘기업가치 9000억 미만으로 상장 시 차액에 대해 배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있었다는 점을 범행 동기로 제시했다.

또한 배임수증재 혐의에 대해서는 “1억8000만원 상당의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개발사 비상장주식을 전 SK하이닉스 임원인 김모 씨에게 차명으로 제공해 든든한 아군을 확보했다”며 “(김씨는) 부정적인 임직원을 설득하는 등 협력사 선정에 도움을 줬다”고 했다.

이에 대해 피고인들은 앞서 열린 공판준비기일에 이어 이날도 혐의를 재차 부인했다. 변호인도 이날 약 40분간의 PT를 준비했다.

파두 측은 “기술력은 기술특례 상장 당시 A~AA 등급을 받은 수준”이라면서 “최근에는 지난해 기술특례 상장 기업 35개 중 두 번째로 높은 주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사기 상장이 아니라 성공 사례로 봐도 무방할 정도”라고 주장했다.

또한 변호인은 검찰이 제시한 투자자 약정에 대해 ‘최선노력조항’에 불과하다면서 직접적인 범행 동기가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특히 파두 측은 ‘뻥튀기 상장’이라는 주장에 대해 “2023년 당시 업계의 예상치 못한 불황이 연말까지 이어졌다”면서 “또한 최종적으로는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2~3분기 매출을 거의 0에 가깝게 추정하고 하반기에는 시장이 개선될 거라는 기대를 반영해서 이후부터 매출이 발생한다고 추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명확히 제약사항을 기재하기도 했다. 예측정보로서 예상매출은 추정의 성격임을 상세히 밝혔다”고도 했다.

이 외에도 파두 측은 “태국 공장에 41억원 규모의 테스트장비 14대를 추가로 구입해 설치하고 총 27명의 신규 인력을 채용하는 등 실제 납품을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며 허황된 사업 목표가 아니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파두 측은 배임수증재 혐의에 대해서는 “모두 위법 수집 증거에 해당해서 증거능력이 없다”며 “금감원 특사경은 중대한 위법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이날 서 판사는 검찰에 피고인 측의 ‘위법수집 증거’ 주장에 대한 추가 의견을 요청했고, 파두 측에도 관련 입장을 정리해달라고 했다.

다음 기일은 7월 23일 오후 2시에 열린다.

한편 이들은 2023년 SK하이닉스 등 주요 거래처로부터 수차례 발주 대폭 축소·중단 통보를 받고도 이를 알리지 않은 채 한국거래소에 허위 소명 자료를 제출함으로써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는 등의 혐의로 지난해 12월 18일 기소됐다. 당시 검찰은 이 과정에서 피고인들이 공모가를 부풀려 약 1937억원에 달하는 청약 대금을 부당이득으로 챙겼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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