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0%, 유럽 17%, 한국은 30%..구글·애플 수수료 차별 논란

사회

이데일리,

2026년 6월 18일, 오후 06:51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게임업계와 학계, 시민단체가 구글과 애플의 인앱결제 수수료 정책에 대해 “사실상의 수탈”이라며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인앱결제 강제를 금지한 법을 시행했지만 우회 수수료 구조로 실효성을 잃은 만큼 정부와 국회가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디지털주권회복 시민위원회 등 26개 게임업계·학계·시민사회단체는 18일 서울 강남구 구글코리아 본사 앞에서 ‘구글·애플 불법 인앱결제 피해 및 제도개선 요구 기자회견’을 열고 “구글과 애플이 사실상 인앱결제를 강제하며 과도한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방효창 디지털주권회복 시민위원회 위원장(두원공대 교수)은 “구글과 애플의 국내 앱마켓 점유율은 매출 기준 95.7%에 달한다”며 “사실상 시장 입구에서 30% 수준의 인앱결제 수수료가 당연한 규칙처럼 부과돼 왔다”고 지적했다. 방 위원장은 “외부결제를 이용해도 26%의 수수료를 내야 하고 여기에 결제대행(PG) 수수료까지 더해진다”며 “결국 부담은 30%를 넘어선다. 이를 선택권이라고 부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기자회견문에 따르면 구글과 애플은 미국 앱 업체에는 대체결제 수수료를 0%, 유럽 앱 업체에는 17%를 부과하고 있다. 반면 세계 4위 앱 마켓인 한국에서는 여전히 30% 수준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어 형평성 논란이 제기된다.

김용기 게임산업정상화 캠페인위원회 위원장은 “국내 게임 결제시장 규모(3조 3000억원) 중 구글이 연간 2조 4000억원 규모의 수수료를 해외로 가져가고 있다”며 “수수료를 10%포인트만 낮춰도 1조 7000억원 이상이 국내에 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문화·체육계 인사들도 참여했다.

신철승 예술인협회 회원(영화감독)은 “게임은 영화와 드라마, 음악, 미술, 스토리텔링이 결합된 종합예술 콘텐츠”라며 창작자에 대한 정당한 보상 체계 마련을 요구했다. 한기범 게임산업 정상화 농구인 모임 대표(전 농구 국가대표)는 “경기장 자체가 기울어져 있어서는 안 된다”며 공정한 수수료 체계 구축 필요성을 강조했다.

디지털주권회복 시민위원회 등 26개 게임업계·학계·시민사회단체가 18일 오전 서울 강남구 구글코리아 본사 앞에서 '구글·애플 불법 인앱결제 피해 및 제도개선 요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 정유진 수습기자)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상임대표는 미국에서 진행 중인 구글 상대 집단소송 합의 절차가 이달 말 마무리될 예정이라며 국내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미국 연방법원은 2024년 구글의 30% 인앱결제 수수료에 대해 반독점법 위반 판결과 영구금지명령을 내렸다”며 “구글 내부 문서에서는 실제 수수료 비용이 4~6%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애플 역시 30% 인앱결제 수수료와 27% 외부결제 중계 수수료에 대해 반독점법 위반 판단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금융정의연대가 지난해 국회에 ‘앱마켓사업자 영업보복 금지법’ 도입을 제안했지만 1년째 처리되지 않고 있다”며 “정부와 국회가 미국 측 반응을 의식해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내 게임사 280여곳은 지난해 7월 구글·애플을 상대로 인앱 결제 수수료 소송을 제기했다. 현재 구글 측이 수수료 일부 환급에 동의하는 방향으로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이며, 환급 비율과 적용 기간을 두고 이견을 조율하고 있다.

참석 단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합리적인 수준의 인앱결제 수수료 책정 △외부결제 차별 정책 및 26% 수수료 철회 △영업보복 금지와 공정경쟁 환경 조성 등을 요구했다.

한편 정부 차원의 제재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구글·애플에 인앱결제 강제 관련 과징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5일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구글·애플 인앱결제 과징금 부과와 관련해) 숙의 과정이 진행 중이며 조만간 공식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방미통위는 지난 2023년 10월 구글에 475억원, 애플에 205억원, 총 680억원 규모의 과징금 부과를 예고했다. 이후 매출액 재산정 작업을 거쳐 지난해 3월 구글 420억원, 애플 210억원으로 액수를 조정한 심의변경안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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