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사건반장'
평생 가정폭력에 시달리며 딸 하나만 바라보고 살아온 60대 여성이 10년 동안 손주를 돌봤음에도 오히려 딸과 사위로부터 막말을 들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17일 JTBC '사건반장'에는 "딸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했지만 결국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됐다"는 여성 A 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 씨에 따르면 젊은 시절 남편은 술과 도박에 빠져 있었고 생활비를 모아두면 폭행을 가해 돈을 빼앗아 갔다. 심지어 "다 죽여버리겠다"며 협박하기도 했다.
남편은 어린 딸에게까지 주먹을 휘둘렀다. 술에 취한 상태로 딸을 집어 던지려 하는 모습을 보고 A 씨는 더 이상 함께 살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집을 나가려던 순간 남편은 A 씨의 다리를 밟았고 결국 다리가 부러졌다.
A 씨는 "의사가 평생 걷지 못할 수도 있다고 했지만 악착같이 재활했다"며 "딸을 살리기 위해 연고도 없는 지방을 떠돌며 식당과 숙박업소에서 하루 두세 시간만 자고 일했다"고 회상했다.
그렇게 홀로 딸을 키운 A 씨는 딸이 성인이 된 뒤 제과제빵 일을 시작하자 누구보다 기뻐했다. 생활비를 받아본 적은 없었지만 딸이 제 앞가림을 하는 것만으로도 만족했다.
딸이 결혼할 때 A 씨는 신혼집 마련까지 도왔다. 손주가 태어난 후로는 맞벌이하는 딸과 사위를 위해 육아를 맡으면서 10년 가까이 두 손주를 사실상 전담해 키웠다.
특히 둘째 손주는 아토피와 잦은 병치레로 손이 많이 갔지만 A 씨는 지극 정성으로 돌봤다. 손주의 학원비를 보태기도 했지만 양육비나 생활비 명목의 지원은 거의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JTBC '사건반장'
문제는 최근 발생했다. 과거 남편 때문에 다쳤던 다리를 다시 다쳐 수술을 받게 된 A 씨는 딸이 병원비를 선뜻 결제하는 걸 보고 "그동안의 고생을 알아주는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사위의 반응은 예상과 달랐다. A 씨는 "사위가 찾아와 돈을 내놓으라며 소리를 지르고 물건을 부수겠다고 했다"며 "너무 억울하고 허망했다"고 말했다.
더 큰 상처는 딸의 반응이었다. A 씨는 딸 역시 자신을 두둔하기보다 남편 편을 드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고 했다.
그는 "내 인생은 하나도 없었다"며 "딸만 잘살면 된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이런 일이 생길 줄 몰랐다"며 눈물을 흘렸다.
현재 A 씨는 딸 부부와의 관계를 정리할 생각까지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10년 동안 손주를 돌본 대가를 지금이라도 받을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털어놨다.
손수호 변호사는 "도덕적으로는 안타까운 사연이지만 법적으로 손주 양육비를 청구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박지훈 변호사는 "손주를 돌보며 사용한 비용이나 지원 내역을 입증할 자료가 있다면 부당이득이나 사무관리 등의 법리를 검토해 볼 여지는 있다"고 조언했다.
rong@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