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청장 '패가망신' 발언이 부적절?…폭행 논란까지 겹쳐 경찰 '뒤숭숭'

사회

뉴스1,

2026년 6월 18일, 오후 05:07

박정보(왼쪽) 서울경찰청장. (공동취재) © 뉴스1 최지환 기자


잠실 개표소 시위 상황에 항의하는 야당의 경찰 방문 과정에서 폭행 논란이 불거지면서 경찰 내부는 뒤숭숭한 분위기다. 경찰 안에선 "청장이 발언할 때마다 겁박할 건가"라며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다만 야당 국회의원이 관련된 사안인 만큼 신중히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국민의힘 의원 9명은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사에 항의 방문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의 '패가망신' 발언이 발단이 됐다. 박 서울청장은 지난 15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잠실 개표소 시위 상황과 관련해 "아무 생각 없이 옆에서 불법행위에 동조했다가 공범이 될 경우 패가망신할 수 있다"고 했다.

통상 기자간담회에서 나오는 서울청장의 발언은 경찰 차원의 메시지로 해석된다.

'패가망신' 발언도 서울경찰 수장이 잠실 개표소를 둘러싼 봉쇄 시위에 강경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박 서울청장의 발언이 과했다는 지적이 일부 나오는 데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정치적으로 해석돼 논란이 일파만파 커졌다.

결국 지난 16일 경찰은 박 서울청장을 만나겠다는 국민의힘 의원을 제지하다 몸싸움이 벌어졌고, 보좌진이 해당 과정을 영상으로 찍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하면서 논란은 한창 거세졌다.

영상에는 이관형 서울청 경비부장(경무관)이 휴대전화 촬영을 하는 보좌진에게 물리력을 행사하는 장면이 담겼다.

이에 국민의힘 측은 격하게 반발했고 박 청장은 "선량한 집회 참가자들에 대한 얘기가 아니다. 범법 행위에 자칫 휩쓸리면 중한 처벌을 받는다는 취지로 '주의하시라'는 취지였다"고 해명했지만 고소·고발전으로 비화하는 모습이다.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는 사건 발생 당일인 16일 독직폭행 및 직권남용·업무방해·협박 등 혐의로 박 청장과 이 부장을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국민의힘 소속 이종배 전 서울시의원 또한 이날 이 부장을 독직폭행 및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경찰은 해당 사건에 대한 자체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지만 내부적으로는 부글부글하는 모양새다.

시도경찰청의 한 총경급 간부는 잠실개표소 시위와 관련해 "민간인들이 무슨 권한으로 출입을 제한하는 건가. 이게 심해지면 무정부 상태가 된다"며 "그런 상황에서 서울청장이 엄중히 경고 메시지를 던질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다른 시도경찰청의 경정급 간부는 "내부 분위기가 좋지 않다. 부글부글한다"면서도 "대상이 야당 국회의원이기에 함부로 법적 조치를 할 순 없다"고 했다.

그는 "일부 국민의힘 의원이 직접 폭행에 가담한 정황도 있는데 이는 다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일반 사건이라면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야 하지만 국회의원을 상대로 하기엔 무리"라고 덧붙였다.

C 경정은 "매번 청장의 기자간담회를 빌미로 국회의원이 청사에 항의 방문하는 것이 정례화되는 것은 아닌가"라며 "검찰과 달리 비공개회의에서도 라이브 방송을 요구하는 것부터 문제"라고 비판했다.

일선경찰서의 한 간부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로, 경찰이 아니고 (검찰 등) 다른 데면 그렇게 하겠나"라며 "청장실 앞까지 가서 라이브와 하는 건 과했다. 선을 넘었다"고 했다.

당시 국민의힘 의원들의 진입을 막는 과정에서 한 경찰관이 모 의원에게 멱살을 잡혀 흔들리다 팔과 가슴 등을 다쳐 이틀 병가 후 현장에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찰관은 추가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D 경정은 "로우 키(low-key·은근하게 진행하는 것)로 가는 게 맞아 보인다. 적극 대응해서 좋을 건 없다. 구체적 방침이 정해지지는 않았다"며 "경찰 입장에선 기분이 나쁘지만 파장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copdes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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