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사 명단 누설' 김용현 1심서 징역 3년…"계엄 선포 야기"

사회

이데일리,

2026년 6월 19일, 오후 03:54

[이데일리 이지은 기자]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군사기밀에 해당하는 정보사령부 요원 명단을 민간인 신분이었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게 유출한 혐의와 관련해 1심 법원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작년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조순표)는 19일 군형법상 군기누설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전 장관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김 전 장관 측이 제기한 이중기소 및 공소권 남용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선행 사건인 내란 중요임무종사죄와 이 사건 군기누설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죄는 구성요건과 보호법익을 달리하는 별개의 범죄”라며 “포괄일죄가 아닌 실체적 경합 관계에 있다고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선행 사건 공소제기 당시 피고인의 군기누설 및 개인정보법 위반에 대해 공소를 제기할 구체적 계획이 없었다 해도 범죄 행위의 경중과 사안 경과 등을 고려해 추후 공소제기 하는 게 재량을 넘은 거라 단정하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정보사 요원 명단은 군형법 제80조에 따라 누설이 금지되는 군사기밀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군형법상 기밀은 군사상 필요에 따라 외부로 알려지지 않는 것에 상당한 이익이 있는 것도 포함된다고 적시돼있다”며 “국가정보, 국가안보, 개인정보에 관한 사항에 해당하고 군 인사의 기초가 되는 내부 문서로서 그 자체로 민간인에 대한 유출이 금지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 전 사령관은 현역 군인의 인적사항은 물론 극도의 보안 유지가 필요한 정보사 현역 군인 정보에 대한 접근 자체가 허용되지 않는 민간인”이라며 “통상적인 보고 체계에 의하지 않고 텔레그램이나 시그널 등 비정상적 경로를 통해 명단을 전달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명단 전달 행위는 군사상 기밀 누설에 해당하고 고의도 명백히 인정된다”고 강조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 역시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명단에 성명과 계급 외에도 출신, 임관연도, 특기 등이 포함되어 있어 특정 개인을 충분히 식별할 수 있다고 봤다. 일부 성명과 계급만 기재된 명단에 대해서도 “명단 전달 과정이나 최종 명단을 비춰 봤을 때 정보사 요원이라는 점을 종합하면 다른 정보와 결합해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정보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범행 과정에서 명단을 작성·보관·전달한 군 관계자들과 김 전 장관의 공범 관계도 인정됐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에 대해 “피고인은 당시 국방부 장관으로서 군사기밀 및 군인들의 개인정보를 보호해 국가안보질서를 확립할 의무가 있었고 누구보다 공작요원 및 특수임무요원의 임무사항 보호 필요성을 잘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럼에도 지휘체계를 이용해 민간인 노 전 사령관에게 인적사항이 전달되도록 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수행한 만큼 가장 엄중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범행은 아무런 실체적 요건을 갖추지 못한 계엄을 선포 단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한 동력 중 하나가 됐고, 그로 인해 단순한 군기누설이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만으로 평가할 수 없는 위헌·위법적 비상계엄 선포라는 중대하고 엄중한 결과를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현재까지 이 사건 범행뿐만 아니라 결과에 관해서도 아무런 반성을 하지 않고 있다”고 질타했다.

선고 직후 김 전 장관 측은 곧바로 항소에 제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승수 변호사는 “군사 비밀로 지정·등재·관리하지 않은 것을 비밀이라고 해서 군인들의 임무 수행 전부를 정권의 입맛대로 처벌할 수 있게 하는 잘못된 판결”이라며 “재판부의 양심마저 억압해 대한민국 국군의 손과 발을 묶는 극악무도한 정권에 맞서 싸우겠다”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은 2024년 10∼11월 당시 문상호 정보사령관, 김봉규 중앙신문단장, 정성욱 100여단 2사업단장과 공모해 정보사 특수임무대(HID) 요원 등 40여명의 명단을 당시 민간인 신분이었던 노 전 사령관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김 전 장관과 노 전 사령관은 명단을 토대로 계엄 상황에서 부정선거 의혹을 수사할 제2수사단을 구성하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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