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전경. (사진=백주아 기자)
A씨 등은 관악구 소재 서울시 소유 도로에 인접한 토지와 건물 소유자들로, 도로 일부를 자신들 건물의 주차장 등으로 점유·사용해왔다. 관악구청장은 지적현황측량 결과 이 부분이 도로에 해당한다고 확인하고 지난해 11월 21일 같은 해 12월 13일까지 원상회복하라고 명령했다.
원고들은 △점유 부분을 시효취득했고 △건축허가 과정에서 도로점용허가가 의제됐으며 △장기간 별다른 조치가 없었던 만큼 원상회복 명령이 신뢰보호원칙과 비례원칙에 위반된다며 소송을 냈다.
법원은 먼저 시효취득 주장에 대해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상 행정재산은 민법상 취득시효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봤다. 점유 부분은 1978년 서울시도로로 지정된 도로로서 행정재산에 해당하고, 원고들은 이 부분이 취득시효 대상인 일반재산이었다는 점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판단이다.
건축허가로 도로점용허가가 의제됐다는 주장도 배척됐다. 재판부는 “건축법상 건축허가를 받으면 도로법상 도로점용허가가 의제될 수 있지만 이는 건축공사 시행에 필요한 범위에서만 효력이 유지된다”고 봤다. 공사가 끝난 뒤에도 도로를 계속 점유하려면 별도 도로점용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원고들이 이를 받지 않은 채 점유를 이어갔으므로 무단점용이라는 것이다.
신뢰보호원칙 위반 주장 역시 인정되지 않았다. 법원은 “건축허가나 사용승인이 건축법령상 요건 충족 여부를 확인하는 처분일 뿐 피고가 도로 점용을 장래에도 문제 삼지 않겠다는 공적 견해를 표명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도로 일부에 경계석이나 파란 실선이 표시돼 있었다거나 피고가 장기간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도로 사용을 허가했다는 신뢰가 부여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비례원칙 위반 주장도 마찬가지였다. 재판부는 “이 사건 도로가 인근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 사업과 관련해 보도·차도 분리공사가 진행되는 구간으로 원고들의 점용이 도로 기능을 저해하고 교통상 위험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며 “원고들이 점유 부분을 주차장·화단·계단 등으로 쓰고 있을 뿐 건물 자체가 도로를 침범한 것은 아니어서 원상회복으로 인한 불이익이 과도하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이 사건 처분으로 달성하려는 공익이 원고들이 입게 되는 불이익보다 가볍다고 볼 수 없다”며 관악구청장의 원상회복 명령이 적법하다고 결론 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