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기초접종 완료율 97% 이상의 높은 예방접종률에도 불구하고 재유행이 반복되는 데다, 발생 연령층도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4~5세 소아에게 집중됐던 발병이 최근에는 10~14세 청소년층으로 뚜렷하게 이동하고 있으며, 2024년에는 13세 연령의 발생률이 인구 10만 명당 526명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현행 백일해 백신(aP, 정제 백신)의 면역 효과가 접종 후 3~5년이 지나면 빠르게 줄어드는 것을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영유아기에 기초접종을 마친 아이들이 중학교 입학 무렵이면 면역력이 저하되고, 이 시기에 다시 백일해에 취약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항체 수치가 낮아져도 몸속에 ‘기억 면역세포’가 살아 있다면 재감염을 막을 수 있다. 문제는 국내에서 이를 대규모로 추적한 연구 데이터가 전무하다는 점이다.
이번 연구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설계됐다. 연구팀은 전국 7개 이상의 병원·의원과 협력해 만 4세~청소년 백신 접종자 1,620명을 모집한다. 접종 시기(적기·조기·지연·미접종 등)에 따라 다섯 그룹으로 나눈 뒤 3년에 걸쳐 혈액을 채취하고, 항체 수치는 물론 기억 B세포·기억 T세포·조직 상주 기억 T세포(TRM) 등 세포 단위의 면역 상태를 분석한다. 국내에서 청소년용 혼합 추가백신인 Tdap(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 예방)을 대상으로 이 같은 대규모 장기 코호트 연구가 진행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3년간의 추적 데이터를 토대로 질병관리청의 예방접종 정책 수립과 관련해 과학적 근거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연구 과정에서 수집한 혈청·면역세포 샘플 3,000건 이상을 국가 인체자원은행에 기탁해 후속 연구에 활용할 계획이다.
연구 주관기관인 인하대병원 어린이공공전문진료센터는 인천과 경기 서부북 지역 최대 규모의 어린이 전문 진료기관이다. 연간 수만 명의 소아청소년 환자를 진료하는 인프라를 바탕으로 1차 연도에만 540~810명의 초기 등록을 목표로 한다. 분석기관인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백신바이오 연구팀을 비롯해 서울보라매병원, 부산대학교 어린이병원, 대전성모병원 등 전국 7개소 이상 의료기관이 검체 수집에 참여한다.
인하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동현 교수는 “백신을 제때 맞았는데도 청소년기에 백일해에 걸리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며 “항체 수치가 낮아진 이후에도 면역 기억이 실질적인 방어 능력을 유지하는지, 아니면 추가접종 전략을 바꿔야 하는지를 이번 연구로 과학적으로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