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원양 살해한 장윤기, 감옥서 자격증 따겠다고"...법정 '탄식'

사회

이데일리,

2026년 6월 22일, 오후 01:31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처음 본 여고생을 성폭행 목적으로 납치하려다가 여의치 않자 흉기로 살해한 장윤기(23)가 “수형생활 중간 자격증을 취득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드러났다.

살인·살인미수 혐의를 받는 장윤기(23)가 지난달 14일 오전 광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사진=뉴스1)
22일 광주지법 형사13부 이정호 부장판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간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장윤기의 첫 공판을 심리했다.

장윤기의 국선변호인은 이날 “모든 공소 사실을 인정하지만 살인 목적이 강간인지에 대해선 피고인과 협의가 필요하다. 다음 기일에 최종 의견을 드리겠다”고 밝혔다.

피해자 고(故) 이채원(16) 양 법률대리인은 장윤기가 법원에 제출한 자필 의견서에 ‘수형생활 중간 자격증을 취득하겠다’고 적은 내용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의 자필 의견서를 보면 강간 목적을 부인하고 있다. 피해자의 시간은 16살에 영원히 멈췄는데, 자신은 미래를 계획하고 있다”고 장윤기를 질타했다.

이 양 측은 “공소장에 기재된 사실만 봐도 범행을 계획적으로 준비했다”며 “양형 가중의 사유로 고려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날 광주지방법원 정문에서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등 시민단체와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 양의 어머니는 “법이 허용하는, 아니 법을 만들어서라도 가장 무거운 처벌이 내려지도록 해달라. 그것이 억울하게 생을 마감한 저희 딸을 위한 최소한의 정의”라고 호소했다.

장윤기는 지난달 5일 0시 10분께 광주 광산구 월계동 한 인적 드문 보행로에서 고교 2학년 이 양을 성폭행 목적으로 납치하려다가 여의치 않자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범행 현장에서 피해자를 도우려 했던 고2 남학생(17)에게도 흉기를 휘둘렀다.

장윤기는 이에 앞서 지난달 3일 광산구 월계동에서 아르바이트 동료였던 외국인 여성 A씨에게 교제를 요구했다가 거절당하자 A씨를 성폭행하고 여러 차례 스토킹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A씨가 스토킹 신고로 경찰의 신변 보호를 받으며 다른 지역으로 이동했고, 이 사실을 몰랐던 장윤기는 A씨를 찾으러 광산구 첨단지구 일대를 배회하다가 분풀이 대상을 바꿔 밤늦게까지 공부하다가 홀로 귀가하던 채원 양을 흉기로 살해했다.

장윤기는 검경 수사 단계에서 ‘자살을 고민하다가 우발적으로 저질렀다’는 취지의 주장을 되풀이했으나, 검찰은 이 양을 뒤에서 제압해 차량 쪽으로 끌고 가려 했고 A씨에게 저지른 성폭행 직전 상황과 수법이 일치하는 점 등을 근거로 일반 살인죄가 아닌 강간살인죄를 적용했다.

강간살인죄는 사형 또는 무기징역으로만 처벌된다. 일반 살인죄는 형량 하한선이 징역 5년이다.

공소 사실에는 지난해 6∼7월 지역아동센터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했던 시기 여중생의 허벅지 등 신체를 총 7회에 걸쳐 몰래 촬영한 혐의도 포함됐다.

“누구도 다시는 이런 억울한 죽음을 맞이해선 안 된다”며 이 양의 이름과 얼굴을 공개한 이 양의 부모는 전날 광주 광산구 광주시교육청 시민협치진흥원에서 열린 이 양의 49재 추모식에서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우리 가족이 하늘에서는 만날 때는 나비처럼 훨훨 날아다니자”며 “엄마·아빠의 딸로 태어나줘서, 착한 누나가 되어줘서 고맙다”고 오열했다.

이 양이 생전 응급구조사를 장래 희망으로 꿈꿨다는 소식을 접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광주소방지부는 자체 제작한 명예소방관증을 유족에게 전달되기도 했다.

다음 재판은 내달 13일 오전 10시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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