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봉법發' 사용자성 인정 '91%'…본교섭 돌입 원청 '10곳' 불과

사회

이데일리,

2026년 6월 22일, 오후 04:01

[세종=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노란봉투법(개정 노조법) 시행 100일이 지나면서 노동위원회가 원청 10곳 중 9곳의 사용자성을 인정하며 하청노조의 손을 대부분 들어준 것으로 나타났다. 하청노조의 교섭 요구를 받은 원청 중 실제 교섭에 착수한 사업장은 10곳으로 2.3%에 그쳤다.

'원청 교섭' 구호 외치는 민주노총.(사진=연합뉴스)
22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법 시행 이후 100일간 1161개 하청노조가 원청 사업장 총 439개소를 대상으로 교섭을 요구했다. 조합원 수로 보면 16만 4000명에 달한다. 월별로 보면 하청노조가 교섭을 요구한 원청 사업장은 △3월 363개소 △4월 42개소 △5월 23개소로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1개 원청 사업장당 받은 교섭 요구는 평균 2.6건(평균 조합원 수 375명) 수준이다. 이 중 민간부문은 249개소(56.7%), 공공부문은 190개소(43.3%)로 나타났다. 상급단체별로 보면 △민주노총 47.0% △한국노총 43.6% △미가맹 9.4% 순이다.

하청노조가 교섭을 요구했으나 해당 사실을 사업장에 공고하지 않아 노동위에 시정신청이 접수된 원청 사업장은 141개소로 나타났다. 노동위에 따르면 접수된 시정신청 중 판단이 내려진 곳은 131개소로, 이 중 사용자성을 인정받은 원청은 103개소(91.1%)에 달한다. 결정서가 송달되지 않은 32개소를 제외한 71개소 중 54개소가 노동위 판단에 따라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13개소는 중앙노동위에 이의신청을 제기해 재심 절차를 진행하고 있고, 4개소는 재심 여부 등 후속절차를 검토 중이다.

하청노조와 교섭 절차를 개시한 원청은 총 96개소다. 이 중 자율적으로 진행한 곳이 42개소, 노동위 판단으로 교섭에 나선 곳이 54개소다. 교섭 절차를 개시한 원청 96개소 중 51개소는 교섭창구단일화 절차를 마치고 교섭 의제·일정 등 실무협의 단계에 진입했고, 인천광역시의료원 등 10개소는 상견례 등 본교섭 절차에 들어갔다. 노동부는 “창구단일화 절차를 진행 중인 나머지 기업들도 교섭요구 노조 확정 공고를 진행 중이거나 교섭대표노조 결정 절차를 거치고 있어 조만간 교섭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노동위가 인정한 교섭단위 분리 판정은 총 29개 원청 중 12개소(41.4%)에 달한다. 분리 유형을 보면 △사업부문별 분리(9개소) △노동조합 상급단체별 분리(2개소) △노조별 분리(1개소) 순으로 나타났다. 교섭단위는 대체로 2개로 분리됐으며 최대 3개까지 인정됐다. 하나의 원청이 2~3개 하청노조와 각각 교섭해야 하는 셈이다. 노동부는 “분리가 인정된 원청 12개소 기준으로 교섭단위는 평균 2.2개”라고 설명했다.

노조가 원청에 교섭을 요구한 뒤 노동위에 시정신청 등 별도의 후속조치를 하지 않은 곳은 439개소 중 256개소에 달했다. 업종과 사업장별 사정에 따라 노동위 판단이나 노정협의 결과 등을 지켜보고 있는 영향이 크다. 민간부문에서 후속조치를 진행하지 않은 137개소 중 건설업이 85개소로 가장 많은데, 타워크레인 노조가 법 시행 초기 시정신청을 제시한 후 이를 취소하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다.

김영훈 장관은 “법 시행 이후 일각에서 우려했던 교섭 쓰나미나 무분별한 쪼개기 교섭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경영계는 노동위 판단이 내려진 경우 법의 상생 취지와 노사자치 원칙에 맞게 법원 판단을 기다리기보다 당사자 간 교섭에 적극적으로 임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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