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내괴 사건 1년째 '조사중'…피해자 고통 호소

사회

이데일리,

2026년 6월 23일, 오전 07:06

[오산·평택=이데일리 황영민 기자] 고용노동부의 잦은 근로감독관 교체로 경기지역 한 공공기관에서 발생한 ‘직장 내 괴롭힘’(직내괴) 사건이 1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업무상 재해 판정까지 받았지만 피해자는 사건 미종결로 복직도 하지 못한 채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경기지방고용노동청 전경.(사진=황영민 기자)
22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근로복지공단 경인남부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지난 5월 21일 오산문화재단 소속 A대리가 앓고 있는 적응장애에 대한 업무상 질병을 인정했다. 업무상 질병은 업무상 재해의 한 종류로 산업재해보험 보상 대상이다.

A대리는 지난해 6월부터 7월까지 오산문화재단 내부에서 발생한 직내괴 사건의 피해자다. 그는 당시 상급자였던 B사무국장으로부터 폭언을 듣고 직내괴로 사내에 고충신고를 했다. 자체 조사 후 직내괴를 인정한 재단은 B국장에게 ‘훈계’ 처분을, A대리에게는 ‘주의’ 처분을 각각 내렸다. 사건 발생의 이유가 A대리의 ‘불손한 태도’에 있었다는 이유에서다.

A대리는 인사조치의 부당함을 당시 대표이사에게 피력했지만 오히려 대표이사로부터 다시 폭언을 듣는 등 2차 피해를 입었다.

사내에서 해결할 수 없음을 느낀 A대리는 그해 7월 고용노동부 평택지청에 직내괴 사건에 대한 민원을 접수했다. 평택지청은 가해자인 대표이사가 사용자인 점을 감안해 직접 조사에 착수했지만 1년이 돼 가도록 사건 처리는 지연되고 있다.

원인은 조사를 담당하는 근로감독관의 잦은 교체에 있었다. 최초 사건을 맡은 근로감독관은 지난해 말 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두 번째로 이 사건을 담당한 근로감독관도 조사기간 중 장기휴가에 들어갔다. 현재 사건을 담당하는 근로감독관 역시 3월 교체됐으나 피해자인 A대리에게 담당자 교체 사실을 통보하지 않았다.

그 사이 2차 가해자로 지목된 대표이사는 지난해 10월 재단을 퇴사해 직접 조사가 어려워졌다. A대리는 현재도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어 복직이 요원한 실정이다. 그는 “같은 정부기관인 근로복지공단에서는 빠르게 업무상 재해를 인정했다”며 “고용노동부는 근로감독관이 수시로 바뀌며 차일피일 조사를 미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근로감 근로감독관 교체의 배경은 과중한 업무 부하로 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 근로감독관은 “근로감독관 한 사람당 평균 4~50건가량의 사건을 맡고 있어 빠른 처리에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실제 지난달 말에는 직내괴 사건을 맡았던 강원지역의 한 근로감독관이 악성민원에 시달리다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19일 숨진 근로감독관 유가족에게 사과하고 재발방지책을 약속했다.

평택지청을 관할하는 경기지방고용노동청은 지청별 근로감독관 퇴사자 수나, 1인당 업무 분량에 대해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경기지방고용노동청 관계자는 “관련 통계를 따로 집계하고 있지 않다”며 “평택지청에 따로 문의해 봐야 한다”고 답했다. 평택지청도 “이 부분은 쉽게 답변할 수 없어 내부 검토를 거쳐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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