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조지호 전 경찰청장의 파면 후 대한민국 치안 수장의 공백 상태가 약 1년 6개월간 이어지면서 경찰 조직 운영을 둘러싼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오는 10월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의 출범을 골자로 한 검찰개혁법이 시행되면서 경찰 조직에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경찰청 차장)이 조직을 이끌고 있지만 '대행 신분'으로서 조직을 장악하고 주요 현안을 과감하게 주도하는 데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 수사를 총괄하는 박성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도 이달 퇴임 예정이라 수장 대행 체제가 앞으로 경찰 조직과 인력 운용 과정에서 변수로 떠오른 모양새다.
25일 뉴스1 취재에 따르면 전국경찰직장협의회(경찰직협)는 지난 23일 성명을 내고 유재성 직무대행에게 인력정책과 조직 운영 전반에 대한 책임 있는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경찰직협은 경찰청이 남녀 통합선발 제도를 전면 시행해 신규 인력을 충원한다고 해도 교육 인프라가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교육시설 부족 문제가 이미 예견됐음에도, 제2중앙경찰학교 부지 선정조차 하지 못한 채 정치권 눈치만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현장의 만성적인 인력 부족 문제는 해소되지 않고 있는데도, 경찰청이 단기 성과 중심 정책에 치중한 채 중·장기 인력 정책과 조직 운영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내부에서 잡음과 비판이 나오는 배경 중 하나로는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수장 공백'이 언급된다.
현재 경찰은 2024년 12월 조 전 청장이 탄핵소추로 직무가 정지된 이후 경찰청 서열 2위인 유재성 차장이 직무를 대행하는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조 전 청장이 파면 결정되면서 새 경찰청장 선임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유 직무대행 또는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이 경찰청장 후보로 언급됐으나 현재로서는 청장 인선과 관련해 결정된 것이 없다는 것이 유력한 관측이다.
직무대행 체제로는 대규모 조직 개편이나 장기 정책 추진에 제약이 있을 수 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인력 구조 개편이나 교육 인프라 확충, 조직 재설계 등 중·장기 과제의 경우 최종 의사결정이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경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직무대행 체제는 현상 유지와 관리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며 "결국 새 청장이 임명되기 전까지는 내부의 동요를 가라앉히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주 국가수사본부장이 이달 말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한동안 국수본도 직무대행 체제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수본부장은 경찰 서열 두 번째 계급인 치안정감 7명 중 1명이지만 경찰 수사를 총괄해 권한과 위상이 경찰청장에 버금간다.
그러나 경찰청과 국가수사본부가 나란히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는 초유의 상황이 현실화할 수 있어 늦어도 검찰개혁법이 시행되는 10월 전에는 대행체제를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중수청 출범에 따른 인력 이동 가능성도 경찰의 중·장기 인력 운영 계획 수립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정부는 중수청을 3000명 규모로 하고, 검찰과 경찰 등 수사기관에서 인력을 공급받아 조직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중수청 인원이 구체적으로 특정돼야 한다"며 "여러 상황을 고려해 차질 없이 인력을 충원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도 중수청 출범 등 검찰개혁의 여파에서 자유롭지 못한 만큼 일각에선 인적 쇄신은 물론 소규모라도 조직 개편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한다.
특히 당정청의 논의 대상인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 여부나 검찰에서 요구하는 전건 송치(경찰 등 1차 수사기관이 수사하는 모든 사건을 검찰에 넘겨 처분을 판단받는 것) 여부에 따라 경찰 일선 현장에선 주요한 변화가 뒤따를 전망이다.
그러나 청장 대행으로서 조직의 그립(장악력)에 한계가 있는 만큼 검찰개혁에 따른 후속 조치 등 현안을 과감하게 추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여전하다. 경찰 일각에서는 중수청장 출범 후에야 경찰청장 인선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는다.
경찰청장을 지낸 한 관계자는 "청장의 장악력은 인사에서 나오는데 청장 대행이 온전히 인사권을 발휘하는 데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며 "경찰에도 변화가 요구되는 상황인데 청장 대행 체제가 지속되는 것에 우려가 나올수 있다"고 했다.
sh@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