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옮기면 또 CT…전원 환자 4명 중 1명 '재촬영'

사회

이데일리,

2026년 6월 25일, 오전 08:49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병원을 옮긴 환자 4명 중 1명 이상은 한 달 안에 같은 질환으로 컴퓨터단층촬영(CT)을 다시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통계를 분석한 결과 CT 재촬영 비율은 4년 연속 상승했고, 지난해 CT와 자기공명영상(MRI) 재촬영에 투입된 건강보험 급여비만 650억원을 넘어섰다. 의료기관 간 영상 공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데다 관행적 재촬영이 이어지면서 건강보험 재정 누수 우려가 커지고 있다.

2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선민 의원실이 심평원에서 제출받은 ‘고가의료장비 재촬영 현황’에 따르면 2025년 동일 질환으로 다른 의료기관을 찾은 전원 환자 94만 4172명 가운데 26.8%(25만 3438명)가 30일 이내 CT를 다시 촬영했다.

(사진=이데일리 DB)
(사진=이데일리 DB)
CT 재촬영 비율은 2022년 25.8%에서 2023년 26.2%, 2024년 26.5%, 2025년 26.8%로 매년 상승했다.

MRI도 상황은 비슷했다. 지난해 다른 병원으로 옮긴 환자 22만 4894명 가운데 13.8%(3만 944명)가 30일 안에 MRI를 다시 촬영했다.

이 같은 재촬영으로 지난해 건강보험공단에 청구된 급여비는 CT 491억 5200만원, MRI 159억원 등 총 650억 5200만원에 달했다.

의료기관별 편차도 컸다. 다른 병원에서 촬영한 영상을 가지고 온 전원 환자 가운데 CT나 MRI를 다시 촬영한 비율이 40~50%를 넘는 의료기관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의 상태 변화나 기존 영상의 품질 등 의학적 판단에 따른 재촬영이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의료 현장에서는 관행적인 중복 촬영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검사 수가를 낮추는 것만으로는 의료기관이 검사 건수를 늘려 수익을 보전하려는 유인을 차단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의료기관 간 영상자료 공유 체계를 강화하고, 의학적 필요성이 낮은 반복 촬영은 줄일 수 있는 보상체계와 관리 장치를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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