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 독차지하려'…동업자 커피에 농약 넣은 30대男, 1심서 징역9년

사회

이데일리,

2026년 6월 25일, 오후 03:55



[이데일리 김현재 기자] 동업자에게 고독성 농약이 든 커피를 먹여 살해하려 한 30대 남성에게 1심에서 징역 9년이 선고됐다. 이 남성은 재판과정에서 “농약은 스스로 목숨을 끊기 위해 구매한 것이고, 피해자를 살해할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진은 기사의 내용과 상관없음.(사진=게티이미지)
사진은 기사의 내용과 상관없음.(사진=게티이미지)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김세용 부장판사)는 25일 오후 살인미수 및 농약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조모(39) 씨에게 징역 9년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조 씨에게 징역 9년을 구형했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조씨는 피해자 A 씨와 같은 대학 선후배 사이로, 2022년 4월부터 다른 사람들로부터 투자금을 받아 비트코인 등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사업체를 함께 운영해왔다.

지난 2024년 5월쯤, 조씨는 A 씨와 상의 없이 11억 7000여만원을 달러 스테이블코인인 테더(USDT) 환전 사업에 투자했다가 전액 손실을 입었다. 투자금에는 회사 자금이 상당수 포함돼 회사에 큰 손해를 끼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지난해 초부터는 비트코인 시세 하락 등으로 인해 회사 운영이 어려워졌고, 같은 해 9월부터는 투자자금의 운용 권한이 A 씨에게 완전히 넘어갔다. A 씨가 기존 7:3으로 분배하던 수익금을 5:5로 분배할 것을 제안하자 조씨는 A 씨에게 앙심을 품었다.

당시 가상자산 거래소 A 씨 명의 계좌에는 회사 운용 자금 약 20억원이 예치된 상태였다. 조 씨는 회사 자금을 독차지하려는 목적으로 A 씨에게 농약을 먹여 살해하기로 결심했다.

조 씨는 지난해 10월쯤, 구글 검색을 통해 성명불상자로부터 중국에서 고독성 농약인 메토밀(methomyl)을 구입했다. 메토밀은 음독사건에 자주 사용돼 2012년부터는 국내 생산이 중단됐고, 2015년 11월부터는 사용이 전면 금지된 농약이다.

같은 해 11월 23일, 조 씨는 ‘화장품 수출업체 대표를 소개해주겠다’는 명분으로 A 씨를 서울 송파구 석촌동의 한 카페로 불러냈다. A 씨가 마실 커피를 미리 주문해 둔 조 씨는 커피에 메토밀을 넣고 섞었다.

잠시 뒤 도착한 A 씨는 커피를 마셨고, 곧 의식을 잃고 경련을 일으키는 등 혼수상태에 빠졌다. 병원으로 이송된 A 씨는 이틀 간 혼수상태로 사경을 헤매다 의식을 되찾았다. A 씨의 소변 검사 결과 메토밀 양성반응이 검출됐고, 조 씨는 같은 해 12월 16일 체포돼 구속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진=이데일리 DB)
(사진=이데일리 DB)
재판 과정에서 조 씨 측은 농약관리법 위반 혐의는 인정했지만, 살인미수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농약은 스스로 목숨을 끊기 위해 구입한 것이고, A 씨를 살해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는 것이다. 조 씨 측은 또 이 사건 커피에 함유된 메토밀이 실수로 섞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조 씨 측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메토밀을 이용해 자살을 시도했음을 확인할만한 객관적인 자료는 찾아볼 수 없다”며 “피해자를 살해할 용도로 메토밀을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이 피해자에 대한 불만이나 적대감, 경제적 이해관계 등으로 피해자를 살해할 동기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했다”며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다”고 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죄는 비록 미수에 그쳤다고 하더라도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범죄”라며 “피고인은 범행 도구를 사전에 준비하고 피해자를 카페로 유인하는 등 계획적인 범행을 준비했고, 범행 수법이 교묘해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을 반복하며 잘못을 회피하고 있고, 범행을 후회하거나 반성하고 있지 않다”며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용서받지 못했고, 피해자와 그 가족들은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다만 재판부는 양형이유를 설명하며 △피해자가 현재는 건강을 회복해 후유증이 남지 않은 점 △조 씨가 범행 직후 119에 신고한 점 △조 씨에게 벌금형을 초과하는 전과가 없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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