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서울 엘타워에서 열린 제11회 형사사법포럼에서 패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백주아 기자)
이날 자리에서 헌법학 권위자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법전원) 교수는 제정 공소청·중수청법에 대해 가장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차 교수는 헌법 제89조 제16호가 ‘검찰총장’을 명시하고 있는 만큼 검찰청 폐지는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제헌헌법 당시부터 검찰청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갖는 기관이었으며, 이를 법률로써 바꿀 수 없다”며 “공소청법은 검찰총장을 사문화하고 있어 위헌성이 문제된다”고 강조했다.
차 교수는 수사·기소 분리가 글로벌 스탠다드인 것처럼 주장하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그는 “전 세계 형사사법절차를 찾아봐도 이런 식의 기계적 분리는 사인소추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극소수 국가에서만 발견된다”며 “오히려 사인소추주의를 택해 경찰권 오남용 문제가 심각했던 영국에서도 중대비리수사청(SFO)에 검사를 두어 수사와 기소를 융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수청의 독립성 문제도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행정안전부 장관이 중수청 수사관의 근평권을 갖고 구체적 사건에 대해 중수청장을 지휘·감독할 수 있는 구조에 대해 “수사의 정권 종속을 제도화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에 대해서는 행안부 장관의 수사 지휘권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중수청에는 인정하는 것은 명백한 모순”이라며 “정치검사 문제를 정치경찰 문제로 치환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보완수사권 문제에 대해서도 차 교수는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경찰이 기소의견으로 송치한 사건을 기계적으로 기소할 수밖에 없게 되고 형사재판에서 무죄율이 급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공소청 검사의 신분보장이 현행 검찰청 검사보다 약화된 점을 들어 “부당한 외압에 굴하지 않고 소신껏 공소유지를 할 수 있는 구조가 무너진다”며 “검찰개혁의 진정한 목표가 수사·기소·공소유지의 정권 종속화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양홍석 법무법인 이공 변호사는 수사권 충돌 문제와 관련해 중수청법 제43조의 이첩요청 조항이 현실에서 수많은 해석 논란을 낳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수청이 다른 수사기관으로부터 중대범죄 인지 통보를 받은 시점에 아직 수사에 착수하지 않은 경우에도 ‘중복’ 상황으로 볼 수 있는지 법문상 명확하지 않다”고 짚었다. 이를 허용할 경우 사실상 ‘사건 가로채기’를 제도화하는 셈이 된다는 것이다. 반면 이첩요청 시기에 대한 제한도 없어 다른 수사기관이 수사를 상당 부분 진행한 뒤 중수청이 뒤늦게 이첩을 요청하는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수청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간 관계에서도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고위공직자가 중대범죄를 저지른 경우 공수처는 중수청에, 중수청은 공수처에 각각 통보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수처가 중수청에 이첩요청을 할 경우 중수청은 이에 응해야 하지만, 반대로 중수청이 공수처에 이첩요청을 해도 공수처장이 이첩 여부를 임의로 결정할 수 있어 형평성 문제도 생긴다고 분석했다.
양 변호사는 “2026년 10월 중수청 출범 전에 관련 규정을 개정하거나 형사소송법에서 수사관할 조정에 관한 명확한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창현 한국외국어대 법전원 교수는 중수청의 수사범위 설정 과정의 졸속성을 비판했다. 1차 제정안에서 9개 범죄로 출발했다가 2차 제정안에서 6개로 줄었고, 최종적으로는 법률에 직접 나열하는 방식으로 바뀐 과정이 ‘즉흥적’이란 평가다.
이 교수는 형법 제39장과 40장의 죄, 즉 사기·공갈과 횡령·배임의 죄가 금액 등 아무런 제한 없이 중대범죄에 포함된 것에 대해 “중대범죄로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국가수사본부가 소속된 행안부 산하에 독립성도 보장되지 않는 중수청을 별도로 설치하는 이유 자체를 납득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이 교수는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의 업무 과중으로 고소·고발장 접수 거부, 수사 핑퐁, 수사 지연 등 문제가 잇따랐음에도 이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 없이 개혁이 추진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 문제와 관련해 “헌법상 검사에게만 영장신청권이 있는데 이는 검사가 수사기관으로서 직접 혹은 수사지휘를 통해 수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헌법이 인정하고 있다고 판단된다”며 “따라서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국가의 기본법이며 국민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는 형사소송법이 시행을 불과 3개월여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아직도 개정안이 국민에게 전혀 공개되지 않고 있는 현실은 너무나 비정상”이라며 조속한 공개와 충분한 논의를 촉구했다.
반면 한상훈 연세대 법전원 교수는 네 명의 토론자 중 수사·기소 분리의 방향성을 가장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입장을 취했다. 한 교수는 “검사에게 수사권, 영장청구권, 기소권이 모두 주어진다면 정치적·이념적 편향에 의한 수사권 오남용의 폐해가 그대로 남는다”며 수사와 기소의 분리 자체는 옳은 방향이라고 밝혔다.
다만 한 교수는 검사에게 일체의 수사권을 부정하는 강경론과 제한적 보완수사권을 부여하는 온건론 모두 한계가 있다며 절충안을 제시했다. 공소청 검사에게 수사권은 부정하되 임의적·수평적 성격의 ‘범죄조사권’은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수사는 강제수사로 전환될 수 있다는 심리적 강제력을 내포하지만 조사는 피의자나 참고인이 불응하더라도 강제수사로 발전할 가능성이 차단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