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효과에…무전공 입학 학생도 반도체 전공 ‘쏠림’

사회

이데일리,

2026년 6월 26일, 오후 01:19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무전공선발로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이 반도체 호황과 ‘억대 성과급’ 기대감에 전공 결정 시 반도체 관련 전공을 가장 많이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지=챗GPT를 이용해 제작)
(이미지=챗GPT를 이용해 제작)
26일 교육계에 따르면 대학교육연구소(대교연)은 최근 이러한 내용을 담은 ‘자유전공 소속 학생들의 전공 선택 현황’ 보고서를 공개했다. 대교연은 수도권 사립대학과 국립대학을 대상으로 정보공개청구를 실시해 2025학년도 자유전공 소속 학생들의 2026학년도 전공 선택 현황을 분석했다. 자유전공은 입학 단계에서 전공을 정하지 않고 대학 입학 이후 적성과 진로에 따라 전공을 선택하는 제도다.

자유전공은 크게 △전공을 정하지 않은 모집단위에 입학한 뒤 추후 전공을 선택하는 유형 △계열 또는 단과대 모집단위에 입학한 뒤 계열·단과대 내에서 전공을 선택하는 유형으로 나뉜다. 대교연은 이 중 전공을 정하지 않고 입학해 추후 전공을 선택하는 유형을 대상으로 분석에 나섰다. 조사 대상 36개 대학 중 관련 자료를 공개한 곳은 수도권 사립대 12곳과 국립대 8곳 등 20곳이었다.

분석 결과 수도권 사립대 12곳 중 7곳에서 전자·전기공학 계열이 무전공으로 입학한 학생들의 전공 선택 1순위에 올랐다. 성균관대 자유전공계열 학생 189명 중 108명인 57.1%가 전자전기공학부를 선택했다. 성균과대의 경우 2위는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과(29명, 15.3%)였다. 광운대는 자율전공학부 학생 309명 중 163명인 52.8%가 전자공학과를 선택했다. 광운대 역시 전자공학과를 선택한 학생이 가장 많았다. 경희대 국제캠퍼스 자유전공학부는 198명 중 104명인 52.5%가 전자정보공학부를 택했다.

이외에 △경기대 수원캠퍼스 자유전공학부 53명(30.3%) △단국대 죽전캠퍼스 퇴계혁신칼리지 48명(29.8%) △이화여대 호크마학부·자유전공 67명(21.5%) △명지대 자연캠퍼스 자율전공학부 21명(16.9%) 등으로 나타났다. 이들 대학 역시 반도체 관련 전공이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거점국립대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나타났다. 관련 자료를 공개한 국립대 8곳 중 경북대 대구캠퍼스 자율전공학부는 312명 중 168명(53.8%)이 전자공학부를 골랐다. 전남대 광주캠퍼스 자율전공학부도 73명 중 34명(46.6%)이 전기공학과를 선택해 학생들의 선호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대 자율전공융합학부는 115명 중 42명(36.5%)이 전자공학과를, 서울대는 자유전공 학생 172명 중 70명(40.7%)이 공과대학을 선택했다.

이는 최근 반도체 호황과 이로 인한 고액 성과급 기대감이 학생들 사이에서 부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내년 초 지급될 올해분의 성과급이 직원 1인당 평균 6억원을 넘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노사도 최근 반도체사업(DS)부문 사업 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하는 특별경영성과급 제도를 신설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특정 전공으로 학생이 몰리면서 교육 여건이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반도체 관련 전공을 선택하는 학생은 많아지는데 이들을 가르칠 교원과 강의할 강의실, 실습실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의 한 대학 관계자는 “전자공학 계열은 이론 강의뿐 실험·실습이 함께 이뤄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학생 수가 늘어나면 교수와 실험·실습 장비·공간이 부족해 수업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고 했다.

대교연은 “일부 인기 학과를 중심으로 교원 확충, 강의 개설 확대, 실험·실습 시설 확충, 학생 지도·관리 강화 등 양질의 교육 여건이 충분히 마련됐는지 정부 차원의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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