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스며든 마약?...의심 영상 잇따라 유포되며 공포감 확산

사회

이데일리,

2026년 6월 27일, 오전 09:27

[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마약 의심 영상’이 무분별하게 유포되면서 사회적 공포감이 확산하고 있다. 이와 맞물려 국내 의료용 마약류 처방 환자가 2년 연속 20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일상 속 마약류 오남용에 대한 경각심이 고조되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대대적인 단속과 예방 캠페인에 나섰다.

(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최근 SNS상에는 길거리나 건물 내부에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비틀거리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지난 23일 SNS에는 “인천 쪽 지인이 보내준 영상”이라는 설명과 함께 한 남성이 엘리베이터 앞에서 벽을 짚은 채 불안정하게 서 있는 모습이 공유됐다. 비슷한 시기 경기 김포에서도 행인이 비틀거리며 돌아다니는 영상이 퍼졌다. 앞서 경기 수원에서도 등이 굽은 자세로 양팔을 늘어뜨린 남성의 영상이 ‘수원 마약 좀비’라는 이름으로 확산한 바 있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인천과 김포 사례의 경우 마약 관련 신고나 사건으로 특정된 바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필로폰 투약 의혹을 받았던 수원 영상 속 30대 남성 역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 예비 감정에서 ‘음성’ 판정을 받고 석방됐다.

경찰 관계자는 “단순히 비틀거리거나 특이한 자세를 취했다는 이유만으로 마약 투약을 단정할 수 없다”며 “정확하지 않은 영상을 무분별하게 공유할 경우 당사자의 명예훼손은 물론 사회적 불안감을 키울 수 있어 자제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불안감을 자극하는 허위 영상뿐만 아니라, 실제 일상 속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 지표도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이 발표한 ‘2025년 의료용 마약류 취급현황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받은 환자는 2020만 명으로 2년 연속 2000만 명을 넘어섰다. 국민 10명 중 4명이 의료용 마약류를 투약한 셈이다. 총처방량은 19억 5724만 개에 달했다.

특히 ‘공부 잘하는 약’으로 오인되고 있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 ‘메틸페니데이트’의 처방 환자(39만 2000명)와 처방량(1억 816만 개)이 전년 대비 각각 16.2%, 19.9% 급증했다. 다만, 지속적인 예방 교육 덕분에 환자 수 증가율 자체는 점차 둔화하는 추세다.

반면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위고비’, ‘마운자로’ 등 마약류가 아닌 GLP-1 계열 치료제가 열풍을 불면서, 마약류 식욕억제제 처방량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투약 이력 확인이 의무화된 펜타닐 패치 처방 환자도 2년간 35.7% 줄었다.

식약처는 마약류 오남용을 막기 위해 투약 이력 확인 대상에 프로포폴을 추가하고, 인공지능(AI) 기반의 감시 시스템을 구축해 감독을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마약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커지자 정부와 지자체도 전방위적인 대응에 착수했다.

식약처는 제40회 세계 마약퇴치의 날(6월 26일)을 맞아 ‘마약퇴치 주간’을 선포하고 청소년 대상 캠페인 영상 ‘멋없는 거 하지 마’를 공개하는 등 홍보에 나섰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철저한 안전관리를 통해 오남용을 예방하고, 중독 방지와 사회 재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지자체의 현장 단속도 엄격해진다. 서울 서초구는 오는 8월 31일까지 관내 유흥시설을 대상으로 민·관·경 합동 특별 점검을 실시한다. 점검반은 객실, 화장실, 쓰레기통 등을 샅샅이 뒤져 주사기나 소형 비닐 포장재 등 마약 투약 의심 흔적을 집중 단속할 계획이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유흥시설 내 마약 범죄를 선제적으로 차단해 ‘마약 없는 안전한 서초’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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