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수의 시선]'참교육'이 던진 교권보호 숙제

사회

이데일리,

2026년 6월 29일, 오전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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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영수 총괄에디터] “도파민이 터졌다”, “폭력은 판타지일 뿐” 넷플릭스에서 이달 초 방영을 시작한 드라마 ‘참교육’을 보는 바라보는 시각은 사뭇 다르다. 그럼에도 ‘참교육’이 큰 반향을 불러온 이유는 지금 우리 학교가 마주한 학생들간 폭력, 악성 민원, 교사를 향한 폭언 등 현실적인 문제를 다뤘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를 바로 잡기 위해 창설된 교육부 산하 교권보호국이 불량 학생들을 훈육하기 위한 수단으로 폭력까지 사용하는 극단적인 요소를 더했다. 비록 드라마지만 우리 학교의 민낯이라는 팩트와 맞물리며 시청자들은 주인공 나화진 감독관의 주먹에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듯하다.

‘참교육’이 흥행하자 6·3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일부 교육감 당선인들은 교권보호 전담 조직 신설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안민석 경기교육감 당선인은 군 출신 교사들로 구성된 ‘경기형 교육활동보호국’을 신설해 문제 학생을 계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의숙 제주교육감 당선인은 학교 민원을 끝까지 책임지는 교육감 직속 직군인 ‘교육활동보호 담당관’을, 이병도 충남교육감 당선인은 교육감이 교권 침해 사안을 직접 챙길 수 있도록 ‘교권보호관’을 만들겠다고 했다.

문제는 실현 가능성이다. 지금도 교권 침해 사안이 발생했을 때 학생 및 보호자, 피해 교원의 보호 조치를 논의하기 위해 열리는 지역교권보호위원회(교보위)조차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어서다. 현재 교보위는 교장·교감 등 관리자와 교사, 학부모, 변호사 등 10명 이상 50명 이하로 구성되는데 참여 교사 수가 턱없이 부족해 현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실제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전국 177개 교보위 위원 4007명 가운데 교사는 9.4%(379명)에 불과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지난 15일 발표한 설문조사에서도 교권 침해를 경험하고도 교보위에 신고하지 않았다는 응답은 72.3%에 달했다. 실질적인 해결이나 도움이 되지 않아서(26.9%), 교육활동 침해 불복에 따른 행정심판·행정소송 부담(23.8%), 학부모의 악성 민원 등 보복 민원 발생 우려(16.3%) 등이 주된 이유였다. 그나마 지난 4월 교보위에 현장 교사 참여가 최소 20%를 넘겨야 한다는 내용의 ‘교원지위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그럼에도 실제 교보위 결정사항에 대한 강제성 확보와 처벌 이행도 뒤따라야 한다는 게 교육계의 중론이다.

교원단체들도 단순히 조직을 신설하는 문제가 아니라 교육활동 과정에서 발생한 소송을 국가가 책임지고 지원하는 ‘교육활동 소송 국가책임제’를 도입하고 논란이 지속된 아동복지법상 ‘정서적 학대’ 규정을 명확히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아동학대로 신고되면 교육청뿐 아니라 경찰, 검찰의 조사를 받게 되는데 결과가 나오기까지 통상 1년여의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조사 기간에 교사가 받는 정신적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교사노조가 지난 4~5월 교원 718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80.8%가 아동 학대 신고로 피소 불안을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학부모 등의 악성 민원’(62.8%)을 이유로 최근까지 사직을 고민했다고 응답한 교사는 절반(55.5%)을 넘었다.

‘참교육’을 보고 있자니 문득 2011년 개봉한 영화 ‘완득이’가 떠올랐다. 이 영화의 포스터 제목은 ‘당신에게도 이런 사람 있나요?’ 였는데 반항기 가득한 고등학생 완득이가 담임교사 동주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묵직하게 그려낸 작품으로 당시 큰 울림을 던졌다. ‘스승의 날’이 무색할 만큼 교권이 흔들리고 있는 지금, 교사와 학생은 어떤 관계여야 할까. “교권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도 중요하지만 교사와 학생 그리고 학부모가 서로를 응원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가장 중요하더라” 만약 동주가 나화진을 만났다면 이런 말을 해주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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