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숙 변호사 "소송 이겨도 삶 계속"…가정법원 36년 법정 일지[신간]

사회

이데일리,

2026년 6월 29일, 오전 09:55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도가니·조두순·세월호 사건 피해자를 대리한 이명숙(사법연수원 19기) 법률사무소 나우리 대표변호사가 36년간 가정법원에서 마주한 실제 사건 43건을 묶은 신간 『오늘도 가정법원에서 인생을 배웁니다』(마이디어북스)를 출간했다. 이 책은 가족심리상담 전문가 이서원 교수(서강대 겸임교수·한국분노관리연구소 소장)와 함께 쓴 책이다.

이명숙 법률사무소 나우리 대표변호사가『오늘도 가정법원에서 인생을 배웁니다』신간을 출간했다. (사진=이데일리 DB)
이명숙 법률사무소 나우리 대표변호사가『오늘도 가정법원에서 인생을 배웁니다』신간을 출간했다. (사진=이데일리 DB)
이 변호사는 1990년 사법시험 합격 당시 국내 여성 변호사가 10명 남짓이던 시절부터 성폭력·가정폭력·아동학대 피해자 공익 소송에 앞장서 왔다.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KBS 1라디오 <이명숙 변호사의 가정법원> 을 7년간 진행하고 드라마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 자문·솔루션 위원으로도 활동했다.

그가 이번 책을 쓴 계기는 역설적으로 법의 한계에서 출발한다. 이 변호사는 “소송에서 이겼어도 삶은 계속되어야 함을 볼 때 한계를 느꼈다”며 “상처는 판결문에 적히지 않고 감정은 법률만으로는 온전히 설명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언젠가는 가정법원에서 변호사가 필요하지 않은 날이 오기를, 법이 아니라 사람이 사람을 지켜주는 세상을 꿈꾼다”고 밝혔다.

책은 이 변호사가 수십 년간 다뤄온 사건 중 43건을 선별해 6개 주제로 구성했다. 불륜이 가정을 무너뜨리는 과정을 담은 ‘불륜은 사랑이 아니다’, 돈과 신뢰의 관계를 다룬 ‘돈으로는 가족을 살 수 없다’, 가정폭력 현장을 고발한 ‘폭력은 찡그린 얼굴로 다가오지 않는다’, 아동 피해를 조명한 ‘진짜 피해자는 아이들이다’, 여성 피해자를 들여다본 ‘세상에서 가장 못난 이름, 남편’, 다양한 이혼 사례를 아우른 ‘결국 사람 사는 세상이다’ 순이다.

책 구성은 이 변호사의 냉철한 법적 분석에 이서원 교수가 심리상담 시각을 덧붙이는 게 특징이다. 이서원 교수는 30년간 3만여 명을 상담한 가족심리상담 전문가다. 그는 “법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하한선을 규정한 공식이라면 상담은 상한선을 끌어올려 주는 인생 공식”이라며 “모든 문제의 중심에는 미숙함이 있다”고 진단했다.

책에는 판결 직전 남편이 숨져 이혼도 재산분할도 무산된 70대 할머니의 사연, 6년 소송에 10년을 더해 헤어진 아내를 쫓아다닌 집착남 사건 등 법정의 생생한 장면이 담겼다. 민일영 전 대법관, 박은정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전 국민권익위원장), 신달자 시인 등이 추천사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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