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교통사고 과실범 양형기준 과도하게 높아…재검토 필요"

사회

뉴스1,

2026년 6월 29일, 오후 03:20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전경. 2018.6.17 © 뉴스1 박세연 기자

어린이 교통사고 범죄가 일반 교통사고 범죄에서 처벌하지 않는 경미한 과실까지도 처벌하면서도, 양형 기준은 일반 교통사고 범죄보다 지나치게 높게 설정돼 있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현직 판사의 주장이 나왔다.

장지웅 수원지법·수원가정법원 안산지원 판사는 29일 서초동 대법원 대강당에서 열린 '교통범죄와 양형'을 주제로 한 양형연구회 제16차 심포지엄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장 판사는 어린이 교통사고 범죄의 형량범위가 상해 또는 사망의 결과에 이르는 다른 과실범은 물론이고 결과적 가중범, 일부 고의범의 형량범위보다도 전반적으로 높게 설정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린이 교통사고 범죄는 훨씬 경미한 과실까지 폭넓게 인정하고 있어 운전자의 주의의무 위반의 내용 및 정도가 천차만별일 수 있다"며 "그럼에도 형량범위는 일반 교통사고 치사상 범죄보다 현저히 높고 위험운전 치사상에 준하는 수준으로 설정돼 있다"고 강조했다.

어린이 교통사고 범죄의 경우 도로교통법에서 정한 운전자의 제반 의무 전반을 과실로 인정하고 있지만, 위험운전 치사상의 경우 음주·약물 운전 등 고의로 중대한 교통법규를 심각하게 위반한 경우만 구성요건으로 하고 있다.

즉, 어린이 교통사고 범죄의 경우 과실 위반 정도가 천차만별일 수 있는데도, 형량 범위는 일반 교통사고 치사상 범죄보다 현저히 높고 위험운전 치사상에 준하는 수준으로 설정돼 있어 과도하다는 것이 장 판사의 설명이다.

어린이 치사죄의 기본 양형기준은 2~5년, 치상죄는 10월~2년 6개월이다. 반면 과실치사죄는 기본 6월~1년, 업무상과실·중과실치사는 8월~2년, 업무상과실·중과실치상은 4~10월이다.

법원 판결문 검색 시스템을 통해 지난해 1월 1일부터 올해 5월 28일까지 선고된 어린이 교통사고 치상 범죄 1심 유죄 판결을 분석한 결과총 160건 가운데 벌금형이 100건(62.5%)으로 가장 많았고,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53건(33.1%), 실형은 2건(1.25%)에 불과했다.

장 판사는 법원도 대부분 사건에서 어린이 교통사고 범죄의 현행 양형기준상 형량 범위가 지나치게 높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그는 과실범 운전자의 지나친 형벌 강화로는 일반 예방적 효과보다는 오히려 운이 없어 처벌받게 됐다는 부정적인 인식을 확산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어린이보호구역 내 어린이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2021년 523건에서 2025년 927건으로 오히려 많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돼 예방 효과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 판사는 "어린이의 상해 또는 사망이라는 결과의 중대성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상해 또는 사망의 결과를 가져오는 다른 범죄들보다 형량 범위 하한을 더 높게 설정해 과중한 형량을 권고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피해자가 어린이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불합리한 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ho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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