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관매직' 김건희 1심 징역 7년…"권력형 알선수재 범죄"

사회

뉴스1,

2026년 6월 29일, 오후 07:47

김건희 여사가 지난 26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알선수재) 부정청탁및금품등수수의금지에관한법률위반 증거인멸 등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6.26 © 뉴스1 이호윤 기자


인사 청탁 등 명목으로 각종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김건희 여사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한 재판부가 판결문에 김 여사와 김 여사에게 금품을 건넨 피고인들의 혐의에 대해 '권력형 알선수재 범죄'라고 표현한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이른바 '권력형 알선수재' 범죄에 있어 현안이 구체적으로 발생한 이후 수재자를 직접 찾아가 명시적인 청탁과 함께 금품을 교부하는 행태는 사회통념 및 경험칙상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향후 발생할지 모르는 사법적·행정적 리스크에 대비해 권력의 지근거리에 있는 인물에게 미리 고액의 금품을 투입함으로써 장래 직무 관련 민원을 언제든 전달하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가교를 선제적으로 마련해 두는 형태를 취하는 것이 전형적인 로비의 방식"이라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조순표)는 26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혐의를 받는 김 여사에 대해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이우환 화백 그림 한 점과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 1개, 바셰론 시계 빈 박스 1개(보증서 포함), 티파니 브로치 1개, 디올 가방 1개, 금거북이 및 보관함 1개를 몰수하고 6480만 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반클리프 목걸이 돌려받을 때 "이제 부탁 안 들어주겠네 생각"

재판부는 김 여사가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와 티파니 브로치, 그라프 귀걸이 등을 받고 이 회장에게 사업상 도움과 맏사위 박성근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의 인사 등을 청탁받은 혐의를 유죄로 인정한 근거 중 하나로 이 회장의 증언을 들었다.

이 회장은 법정에서 2022년 3월 등 목걸이와 브로치에 이어 2022년 5월 귀걸이를 김 여사에게 건넨 당시 심경에 대해 "공관에 들어가면 이제 마지막이다, 혹시 억울한 일이 생기면 연락이 닿을 정도는 돼야 한다는 생각이었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특히 이 회장이 나중에 김 여사로부터 목걸이와 브로치를 돌려받았을 때 심경에 대해 "부탁하는 것은 이제 안 들어주겠네, 그런 불안한 생각을 했다"고 진술한 부분을 들어 향후 서희건설과 관련해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에 관한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를 대피해 김 여사와의 관계를 유지·강화할 목적으로 귀금속을 제공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세 차례에 걸친 금품 수수 과정에서 이 회장의 청탁 의사가 묵시적 단계에서 명시적·구체적 단계로 점차 심화돼 갔고, 김 여사 역시 일련의 경과에 상응해 그 대가성을 인식하면서 이를 수수했음이 명백하다"며 "수수 당시 구체적 현안이 없었다거나 단지 막연한 기대감에 불과했다는 김 여사 측 주장은 권력형 알선수재 범죄의 실질과 경험칙을 도외시한 주장에 불과해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대만족 실물이 더 이쁘다고'…"단순 구매 아냐"

김 여사 측은 2022년 9월 서성빈 드론돔 대표로부터 받은 3390만 원 상당의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는 단순 구매대행이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히 김 여사가 서 대표로부터 청탁과 함께 시계를 받은 후 크게 만족해했다는 정황도 판결문에 담겼다.

서 대표는 서울 서초구의 한 식당에서 김 여사에게 시계를 건넸고, 서 대표는 그날 바쉐론 한국 지사장에게 '대만족 실물이 더 이쁘다고'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바쉐론 한국 지사장 A 씨는 '아 너무 잘됐네요. 역시 회장님이 딱 맞게 골라주셨어요'라고 답했다.

재판부는 구매대행이라는 김 여사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근거로 서 대표가 8~9년 전부터 바쉐론의 주요 고객이었다는 점과 A 씨의 수사기관 진술을 들었다. A 씨는 수사기관에서 "세일즈 기회가 온 것이기 본사 CCO에게 서 대표의 구매이력 등을 제시하면서 '서 대표가 대통령 영부인 김 여사에게 줄 시계를 산다고 하면서 가격 조정을 요청한다'고 이메일로 문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A 씨는 이 사건 손목시계 구매 과정에서 서 대표에게 직접 연락하며 할인율 및 구매 방식을 협의한 당사자로서 당시 이 사건 손목시계의 구매 주체를 서 대표로, 최종 수령자를 김 여사로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며 "단순히 대행하는 상황으로 인식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특히 재판부는 "손목시계 구매 과정에서 실제 결제에 사용된 자금은 모두 서 대표가 마련한 자금으로 확인될 뿐, 김 여사 측 자금이 사용됐다고 인정할 만한 객관적 자료는 발견되지 않는다"며 "서 대표와 김 여사는 대금 일부로 현금 500만 원을 김 여사가 지급했다고 주장하나, 이를 뒷받침할 만한 객관적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A 씨로부터 추천받은 여러 종류의 시계 중 스스로 이 사건 손목시계를 선택하는 서 대표의 모습은 단순한 구매 대행자라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sh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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