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 렌터카 사고 현장(사진=연합뉴스)
고등학생 A군이 몰던 K5 렌터카는 빗길을 달리다 도로변 건물을 들이받았다. 운전자를 포함한 탑승자 5명 가운데 4명이 현장에서 숨졌으며 크게 다친 1명도 이후 치료를 받던 중 끝내 사망했다.
사고 당시 차량에는 중학생 3명과 고등학생 2명 등 모두 미성년자만 타고 있었다. 차량은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파손된 상태였다.
다행히 주변 차량이나 보행자를 덮치지는 않아 추가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조사 결과 사고 차량은 안성의 한 렌터카 업체에서 빌린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차량 운행기록장치(EDR)를 분석한 결과 사고 당시 차량 속도가 시속 135㎞에 달했으며 사고 직전까지 제동장치를 밟은 흔적도 없었던 것으로 파악했다.
사고 발생 나흘 뒤인 6월 30일 경찰은 운전자 A군 등이 사고 당일 새벽 20대 남성이 분실한 운전면허증을 이용해 차량을 대여한 정황을 확인했다.
경찰은 렌터카 계약서에 기재된 이름과 운전면허번호를 토대로 실제 면허증 소유자를 찾아 조사했다.
면허증 주인은 그해 초 지갑을 잃어버리면서 면허증도 함께 분실했지만 이른바 ‘장롱면허’여서 분실 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렌터카 업주 B씨가 A군과 평소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는 진술 등을 토대로 B씨가 이들이 무면허 미성년자라는 사실을 알고도 차량을 빌려줬는지 수사를 이어갔다.
이후 수사에서는 해당 렌터카 업체가 안성시에 등록되지 않은 불법 영업 업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업주는 무면허 운전 사실을 알면서도 차량을 빌려준 혐의 등으로 구속됐으며 사고 이전에도 A군에게 여러 차례 차량을 대여한 사실이 확인됐다.
경찰은 도로교통법상 무면허운전 방조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등의 혐의로 B씨를 구속했다.
이번 사고를 비롯해 청소년 무면허 렌터카 사고가 잇따르자 정부는 제도 개선에 나섰다. 개정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따라 타인 명의로 렌터카를 빌리거나 명의를 빌려주는 행위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으며 렌터카 업체가 운전자격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을 경우 부과되는 과태료도 최대 500만원으로 대폭 상향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미성년자의 무면허 렌터카 사고는 끊이지 않았다. 국회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발생한 무면허 렌터카 사고 1404건 가운데 434건(30.9%)은 미성년자가 낸 사고였으며 사망사고 15건 중 8건은 미성년자가 운전한 것으로 집계됐다.
2025년 5월 충남 아산에서는 무면허 10대가 친구 명의로 빌린 렌터카를 몰다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아 튕겨 나온 구조물이 택시를 덮치면서 택시기사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024년 6월 30일에는 경기 안양에서 무면허 10대가 렌터카를 몰다 차량 4대를 잇달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해 경찰이 차량 대여 경위를 조사하기도 했다.
법과 제도가 강화됐지만 타인 명의 대여와 무면허 운전으로 인한 사고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