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각 학교에 AI 안경을 시험장 반입 금지 물품으로 규정하고 학생의 AI 안경 사용이 의심될 경우 시험 종료 후 확인 절차를 거치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교사들은 AI 안경을 육안으로 식별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AI 안경 착용 여부를 확인하다가 학부모 민원이나 정서적 아동학대 신고를 당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29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지난 16일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 ‘학생 평가 관리 협조 요청’ 공문을 보내 AI 안경을 활용한 시험 부정행위 예방 방안을 일선 학교에 안내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각 교육청은 관내 학교에 △AI 안경을 시험장 반입 금지 물품에 포함 △시험 중 안경다리를 자주 만지는 학생 예의주시 △의심 학생은 시험 종료 직후 확인 등의 내용을 담은 공문을 발송했다.
(그래픽= 이미나 기자)
학생들이 시험에 AI 안경을 활용하는지 점검하는 일은 시험 감독관으로 들어가는 교사의 몫이다. 그러나 교사들은 AI 안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학생들을 확인하기가 어렵다고 토로한다.
AI 안경의 외관이 일반 안경과 비슷해 구분하기가 쉽지 않아서다.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에 근무하는 최서진(가명) 교사는 “AI 안경의 외관이 학생들이 패션용으로 쓰는 안경과 유사해 겉으로만 봐서는 구분이 어렵다”고 했다.
교사들은 학생들이 AI 안경을 썼는지 확인하려다가 학생·학부모들의 항의성 민원이나 정서적 학대 신고를 당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한다. 부산 소재 고교의 이성혁(가명) 교사는 “만약 학생이 AI 안경을 쓰고 있다는 의심이 들어 확인했다가 평범한 안경으로 밝혀졌을 때는 ‘왜 우리 아이를 의심해서 시험에 집중할 수 없게 하느냐’ 등의 민원이 발생할 소지가 많다”며 “학교 현장에서 시험 중 AI 안경 착용 여부를 점검하기에는 부담이 상당이 크다”고 했다.
지난 4일 대구 청구고에서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교사들은 민원과 아동학대 신고 등에서 교사를 보호하는 장치가 마련돼야 AI 안경을 이용한 학생들의 부정행위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장승혁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대변인은 “교사에 대한 법적 보호장치를 마련하면 AI 안경 착용 여부를 확인하다가 민원이나 정서적 학대 신고를 받을 가능성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며 “교사의 정당한 학생 지도를 보장할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AI 안경도 스마트폰처럼 전자기기에 해당하는 만큼 시험장 반입이 안 된다는 점을 학생·학부모에게 공지하라고 교육청에 안내한 것”이라며 “전자기기 반입 금지 관련 지침에 맞춰 시험을 감독하면 교사 업무에 큰 부담이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학교 현장에서 AI 안경을 활용한 부정행위가 발생하는지 지켜보면서 추가적인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시민들이 메타의 스마트 안경 '인공지능(AI) 글라스'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