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막고 전번 공개한 배재고...교문 앞 '근조 화환'

사회

이데일리,

2026년 6월 30일, 오후 06:46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민주화 운동을 모욕하는 국민에게 민주주의는 과분하다”

30일 이 같은 문구가 적힌 근조 화환이 서울 배재고등학교 정문 앞에 놓였다.

사진=SNS
사진=SNS
배재고 야구부는 전날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광주일고와 경기 중 상대팀인 광주제일고를 향해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라는 구호를 반복해 파문을 일으켰다.

이 발언은 지난달 스타벅스 코리아의 이른바 ‘5·18 탱크데이’ 이벤트 논란을 연상케 하는 조롱성 구호로 해석돼 논란이 됐다.

광주제일고 교장이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에 찾아가 항의하고, 배재고 측에서 사과문을 낸 가운데 배재학당총동창회가 광주제일고에 사과하며 배재고 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총동창회는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입장문을 통해 “배재학당은 140년이 넘는 역사와 전통 속에서 인격과 품성을 중시하며, 상대를 존중하고 섬김을 실천하는 배재정신을 교육의 근간으로 삼아 온 민족의 명문학당”이라며 “이번 사태는 학교 명예를 실추시켰을 뿐 아니라 무엇보다 상대 학교와 동문께 큰 상처를 드렸다는 점에서 깊은 반성과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학교 당국과 학교법인이 이번 사안에 대하여 철저한 진상조사를 하고, 발생 경위와 책임 소재를 명확히 규명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이번 사태가 단순히 일부 학생들의 일탈행위로만 치부되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이번 사태에 대한 도의적·관리적 책임을 지고 교장은 즉각 사퇴해야 하고, 학교법인 또한 책임에 대해 엄중한 조치를 취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어 문제의 선수들에 대한 징계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서울시교육청도 조만간 배재고를 방문해 사안 발생 경위와 현장의 제지 여부, 학교 후속 조치 등 재발 방지 교육 계획 등을 종합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배재고는 이날 오후 2차 사과문을 통해 “이번 사태를 단순한 일탈이나 실수가 아닌 윤리의식과 역사인식에 대한 총체적인 붕괴에서 비롯된 사태로 보고 있고, 심각하게 사안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상대방을 조롱하고 비방하는 방식의 구호로 스포츠 정신의 훼손을 야기했고, 그 비방의 방식으로 광주제일고를 상대로 5·18 민주화운동과 연관 지은 비방 구호를 사용한 것은 배재고 구성원들이 윤리적·역사적 문제의식을 충분히 공유하지 못했음을 여실히 드러냈다. 이에 대해 참담하고 부끄러운 마음을 느낀다”고 했다.

배재고는 “이번 일을 통해 우리 학생들을 올바르게 가르치지 못했다는 점을 통감하며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민주주의는 서로 존중하는 태도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학생들과 함께 다시 배우고 성찰하겠다. 조롱이 아닌 배려를, 혐오가 아닌 연대를 가치로 삼는 교육 공동체가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더불어 광주제일고 야구부와 광주 시민, 국민에게 재차 사과했다.

다만 배재고는 SNS 댓글 기능을 제한하며 “이번 사안과 관련해 일부 배재고 학생들을 향한 과도한 비난과 신상 노출, 악성 댓글 등으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임을 알려 드린다”고 밝혔다.

또 “댓글 제한은 비판을 피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다”라며 “학교에 전하고 싶은 말씀이나 의견, 질책이 있으시다면 겸허한 마음으로 모두 경청하겠다. 달게 받겠다”며 학교 전화번호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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