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대 밀수품 슬쩍?"…제도 허점 노려 '부업' 뛴 세관 직원들

사회

이데일리,

2026년 7월 02일, 오전 06:45

[이데일리 김주환 기자] 제도적 허점을 악용해 압류 밀수품을 암시장에 유통하고 수천만원의 사익을 취한 현직 세관 직원들이 구속됐다.

기사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 이미지. (이미지=연합뉴스)
기사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 이미지. (이미지=연합뉴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이종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달 30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및 뇌물 요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서울세관 직원 A씨와 B씨에 대해 “증거 인멸과 도망의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들은 서울세관 조사국에서 밀수 관련 정보 수집과 조사 총괄 업무를 담당하던 직원들로 직무상 압류한 고가의 와인을 몰래 빼돌려 암시장 브로커에게 넘기려 한 혐의를 받는다.

음식료품에 해당하는 밀수품은 보관 문제로 별도의 공매 절차 없이 폐기되는 제도의 허점을 노려 이른바 ‘병갈이’ 방식으로 와인을 바꿔치기하려 했다는 것이 수사 당국의 설명이다.

수사 결과 A씨 등은 와인을 구매할 브로커를 포섭한 뒤, 압류 와인을 빼돌리기 위한 로비 자금 명목으로 2023년 8월 3000만원가량의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해 12월에는 해당 브로커에게 4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추가로 요구했다. 다만 이 돈은 실제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의 범행은 당초 계획했던 거래가 세관 측 사정으로 무산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A씨 등은 압수된 와인 400여 병 중 시가 5억원 상당의 고가 와인 88병을 브로커에게 넘길 예정이었다. 하지만 공소시효 완성 등으로 상당수가 반환되면서 거래 규모가 대폭 축소됐다.

이후 와인을 한 병도 넘겨받지 못한 상황에서 A씨 등이 추가 금품을 요구하자, 이에 앙심을 품은 브로커가 경찰에 제보하면서 덜미를 잡혔다.

사건을 수사한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반부패수사대는 당초 이들에게 뇌물 혐의를 적용해 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검찰은 보완 수사를 거쳐 앞서 수수한 3000만원은 직무 연관성보다 단순 알선의 대가에 가깝다고 판단해 알선수재 혐의로 죄명을 변경해 영장을 청구했다. 추가로 요구한 4000만원에 대해서는 뇌물요구 혐의가 적용됐다.

경찰은 구속된 세관 직원들을 상대로 추가 조사를 진행해 혐의를 보강한 뒤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한편 금품 공여자인 브로커의 피의자 입건 여부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입건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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