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가치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며 올여름 일본인 해외여행객이 8.8% 감소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이 같은 급감의 배경에는 역대급 엔저 현상이 자리하고 있다. 일본 엔화 가치는 달러당 162엔 선까지 밀려나며 1986년 12월 이후 39년 반 만에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이에 따라 일본인들이 체감하는 해외 체류 비용 부담도 한층 무거워졌다.
여기에 중동 정세 불안 여파로 일본항공(JAL)과 전일본공수(ANA) 등 현지 대형 항공사들이 유류할증료를 일제히 올린 점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올여름 일본인 1인당 평균 해외여행 경비는 32만 3000엔(약 31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6.3%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비용 부담이 커진 일본인들은 대안으로 비행시간이 짧고 항공권이 저렴한 근거리 국가로 눈을 돌리고 있다. 올여름 휴가 행선지로는 한국(26.2%)이 압도적 1위를 차지했고 대만(16.2%)이 뒤를 이었다.
반면 올해 초부터 외교적 냉각기가 이어지는 중국을 찾겠다는 응답은 10.4%로 예년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한국이 선호도 1위를 수성했으나 해외로 나가는 일본인 여행객 전체 규모 자체가 급감한 탓에 국내 관광업계가 입을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해외여행을 포기한 이들이 일본 국내 여행으로 발길을 돌리는 상황도 아니다. 최근 지속되는 고물가 기조 속에 소비 자체를 줄이려는 절약형 소비 성향도 확산하고 있다. 실제로 JTB는 올여름 일본 국내 여행객 역시 전년 대비 4.4% 감소한 6900만명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고물가와 유류할증료 인상으로 여행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국내 여행객도 4.4% 감소했다. (사진=연합뉴스)
실제로 교토시는 지난 3월부터 기존 최고 1000엔 수준이던 숙박세를 최고 1만 엔(약 9만 5500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편했다. 지난해 말 17곳에 불과했던 일본 내 숙박세 도입 지자체는 현재 62곳으로 급증한 상태다. 아울러 교토시는 관광객에게 일반 시민의 2배에 달하는 버스 요금을 부과하는 ‘관광객 차등 요금제’ 도입도 검토 중이다.
한편 일본 대기업들의 올여름 평균 보너스는 100만 8000엔(약 970만원)으로 집계돼, 조사가 시작된 1981년 이후 처음으로 100만엔 선을 돌파했다. 하지만 유례없는 엔저와 고물가 흐름에 가로막혀 이 같은 소득 증가가 일본 내수나 해외 소비 활성화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