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배재학당 총동창회장(오른쪽)이 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에서 배재고 야구부의 5·18 민주화운동 폄훼 논란과 관련해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에 제출할 대국민 탄원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 뉴스1 이종수 기자
5·18 민주화운동 조롱 구호로 전국대회 6개월 출전 정지 징계를 당한 서울 배재고 야구부 선수 보호를 위해 긴급 기자회견을 예고했던 배재학당총동창회가 돌연 회견을 취소하고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징계위원회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총동창회는 회견 당일 새벽까지 배재고 학부모들과 의논 끝에 당초 예정대로 학생 보호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여는 대신 선처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내기로 가닥을 잡았다.
총동창회는 3일 오전 서울 송파구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회관 앞에서 배재고 야구부의 선처를 요청하는 대국민 탄원서를 공개하고 협회 징계위원회에 제출했다. 이날 현장에는 김동연 배재학당총동창회 39대 회장을 비롯한 동문회와 학부모들이 참석했다.
김 총동창회 회장과 8만 동문 일동은 탄원서를 통해 "청룡기 대회 과정에서 발생한 일로 마음의 상처를 입은 광주제일고 학생선수와 동문 여러분께 진심으로 거듭 사과 말씀을 올린다"며 "(배재고 학생들이) 성숙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선처를 베풀어 주시기를 거듭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총동창회는 "이번 일을 계기로 존중과 배려, 스포츠맨십의 가치를 더욱 깊이 가르치고 실천하며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당초 총동창회는 이날 오전 11시 같은 자리에서 졸업생 및 재학생 학부모와 함께 긴급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공지했다.
총동창회는 공지를 통해 "현재 배재고 후배 야구부 학생선수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중징계 위기에 놓여 있다"며 "잘못된 부분은 분명 성찰하고 책임져야 하지만 미래를 준비하는 학생선수들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교육적 해결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회견 전날부터 이날 새벽 2시쯤까지 학부모와 논의를 이어간 끝에 총동창회는 회견 약 1시간 전쯤 회견을 취소하기로 했다.
김 총동창회 회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선처를 부탁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예고했는데 학부모들과의 논의로 잘못을 인정하는 게 순서라고 생각해 회견을 취소하게 됐다"며 "학부모들도 자녀의 행동이 잘못이라고 인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징계가 과도하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저희가 판단할 문제는 아니다"며 "선배로서 선수를 구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 그런 심정으로 왔다. 학부모 회장님과 논의하고 (탄원서 제출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장을 찾은 배재고 재학생의 학부모는 "학교 앞에 근조화환이 놓이는 등 야구부 선수들 외 일반 학생들도 이번 사태로 고통을 받는 중"이라며 "학교에서 문제를 풀어야 하는데 교육이 아닌 정치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제11차 스포츠공정위원회'를 긴급 개최하고 배재고에 대해 전국대회 출전정지 6개월의 징계를 결정했다. 배재고가 지난달 2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광주제일고와의 경기 도중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데이' 등 5·18 민주화운동을 조롱하는 응원 구호를 외친 데 따른 처사다.
이번 일로 서울 강동구 배재고 앞에는 학생들을 비판하는 근조화환과 강경 보수 단체가 보낸 독려하는 응원화환이 함께 놓이는 등 진영 대결 양상으로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bea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