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일기] 무더위와 에어컨, 아이 성장에 숨은 복병들

사회

이데일리,

2026년 7월 04일, 오전 12:04

[성장 일기] 무더위와 에어컨, 아이 성장에 숨은 복병들
[박승찬 하이키한의원 대표원장] 이제 곧 여름방학이다. 여름방학은 학업에 지친 초등학생 아이들이 휴식을 취하고 에너지를 재충전하는 시기다. 동시에 부모들에게는 학기 중 시간 부족으로 소홀했던 자녀의 ‘키 성장’을 집중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기도 하다.

그러나 여름은 아이들의 성장판을 자극하기에 그리 만만한 계절이 아니다. 계절 특유의 고온다습한 기후와 변화된 생활환경이 오히려 아이들의 성장을 가로막는 다양한 복병을 숨겨두고 있기 때문이다. 여름철 자녀의 키 성장을 지키기 위해서는 무더위와 에어컨 바람이 만드는 환경적 변화를 정확히 이해하고 대처해야 한다.

여름철 성장을 방해하는 첫 번째 복병은 단연 무더위로 인한 식욕 부진과 체력 저하다. 기온이 치솟으면 인체는 체온 조절을 위해 표피 쪽으로 혈액을 집중시킨다. 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위장관으로 가는 혈류량이 줄어들면서 소화 기능이 떨어지고 입맛을 잃기 쉽다.

이때 아이가 밥 대신 아이스크림, 음료수 등 당도가 높은 간식이나 찬 음식만 찾게 되면 영양 불균형이 발생한다. 영양 공급의 부실은 성장호르몬이 정상적으로 분비되더라도 뼈와 근육이 자랄 ‘재료’가 부족해지는 결과를 낳는다. 더위로 소모되는 진액을 보충하고 위장 기능을 살려 입맛을 돋우는 영양 관리가 여름 성장의 첫 단추인 이유다.

실내 냉방 환경 역시 문제다. 밖은 푹푹 찌는데 실내는 에어컨 바람으로 서늘한 극단적인 기온 차는 아이들의 자율신경계를 교란한다. 이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지면 감기나 냉방병, 만성 배탈 등 잔병치레를 겪게 된다. 몸이 지치고 아프면 인체는 성장에 써야 할 에너지를 면역력을 회복하고 질병과 싸우는 데 우선적으로 허비하게 된다. 잦은 잔병치레 자체가 성장 정체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실내외 온도 차가 5도 이상 나지 않도록 에어컨 온도를 24~26도로 유지하고, 실내에서는 가벼운 겉옷을 입혀 냉기가 몸에 직접 닿지 않도록 배려해야 한다.

밤마다 찾아오는 열대야도 복병이다. 수면은 성장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데, 기온이 높으면 잠을 설치게 마련이다. 성장호르몬은 잠에 든 후 약 1~2시간 뒤에 나타나는 깊은 수면 단계인 ‘서파 수면(Deep Sleep)’ 상태에서 가장 왕성하게 분비된다. 그러나 열대야로 인해 뇌가 깨어 있는 얕은 잠을 반복하게 되면 성장호르몬의 방출량이 급격히 감소한다.

따라서 밤시간 침실 환경 조성에 신경 써야 한다. 잠들기 전 에어컨 유키 타이머를 설정해 실내 온도를 25도 내외, 습도는 50~60%로 쾌적하게 맞추고, 뇌를 각성시키는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는 잠들기 최소 1시간 전부터 멀리하는 수면 루틴이 필요하다.

여름방학은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성장의 도약대가 될 수도, 정체기가 될 수도 있다. 해가 진 서늘한 저녁 시간대를 활용해 규칙적인 스트레칭이나 줄넘기 등으로 성장판을 가볍게 자극해 주는 노력도 병행되어야 한다. 무더위와 에어컨 바람이 만드는 환경적 덫을 지혜롭게 피하고, 식욕과 수면, 면역력을 꼼꼼히 챙기는 부모의 세심한 관리가 아이의 숨은 키를 키우는 열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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